기후변화가 불러온 식량위기...개발도상국에겐 더 가혹
태양열-전기차 아니어도 탄소줄이기 실천할 수 있어...놀탄이 출발점 되길

윤선희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
윤선희 /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

광명지역신문=윤선희ㆍ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 안녕하세요. 저는 유엔세계식량계획(United Nations World Food Program : WFP) 한국사무소의 윤선희 소장입니다.

먼저 광명에서 시민행동 놀탄(놀면서 탄소중립)이 출범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행사에 유엔의 식량지원기구인 WFP가 축사를 전하는 이유는 식량은 기후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WFP는 세계최대의 인도적 지원기구이자 전 세계 식량원조의 60% 이상을 수행하는 기구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WFP가 전 세계에서 수행한 긴급 구호활동의 절반 가량이 기후위기에서 초래된 기후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WFP는 현재도 39개국에서 1200만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적응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식량위기를 겪는 40%의 인구가 이미 기후 위험이 가장 취약한 곳에 거주하며, 십수년 내, 전 세계의 식량수요는 50% 증가함에 반해,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 생산은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분! 지난 해 강남 지역에서 큰 홍수가 났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선진국이기에 이런 기후재난을 금새 회복했고, 태풍이나 가뭄 같은 기후재난에도 탄탄한 농업 기반으로 식량 위기로까지 연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은 지구상에서 아주 미미한 탄소배출을 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매우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봄에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는 50도라는 살인적 폭염을 겪었습니다. 작년 하반기, 파키스탄은 홍수로 1/3이 잠겼고, 3,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극심한 식량난에 빠져 있습니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5년 동안 우기에 비가 내리지 않아 기근에 직면해있습니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우리는 손 놓고 바라만 볼 수 없습니다.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태양열, 전기자동차 등 돈이 많이 들거나,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일들이 주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충분히 탄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광명시 인근 지역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 못난이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 음식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것,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천이 광명에서 시작해 경기도 전역, 그리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불과 80년대까지 국제기구의 원조를 받던 수원국에서 지금은 개발도상국을 원조하는 선진 원조국이 되었듯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여 기후변화를 극복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놀면서 탄소중립 '놀탄'이 그 출발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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