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지역신문=이서진 기자] ‘인간실격’이 깊고 짙은 감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물들인다. 

4일 첫 방송되는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 측은 하이라이트 영상과 인물관계도를 공개했다. 우연인 듯 필연처럼 서로에게 스며드는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 그리고 각기 다른 인생의 어둠 속에서 헤매는 등장인물의 사연이 가슴 저릿한 여운을 안기며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부정과 강재의 담담하지만 씁쓸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언젠가 꿈꿨던 마흔의 평범한 삶과는 멀어진 자신의 현실을 자각한 듯,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무엇이 이토록 두려운 걸까요”라고 묻는 부정의 목소리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것도 못 됐어”라며 아버지 창숙(박인환 분) 앞에서 아이처럼 우는 부정의 모습을 먼발치서 바라보던 강재.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는 그의 나지막한 내레이션은 다른 듯 닮은 인생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한편, 부정과 강재는 첫 만남부터 심상치가 않다. 손수건을 건네고 일어서는 강재의 소맷자락을 자신도 모르게 불쑥 잡아버린 부정의 눈빛엔 복잡한 감정들이 스친다. 하지만 부정과 강재의 운명적 인연은 아란(박지영 분)과의 악연으로 얽히며 위태로운 긴장감을 드리운다. 어느 날 갑자기 출판사로 들이닥쳐 부정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아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은 ‘그날’의 이야기는 대필작가에서 악플러로 돌변한 부정의 이유 있는 사정을 짐작게 한다. 아란의 지시를 받은 종훈(류지훈 분)의 제안으로 부정을 다시 마주하게 된 ‘역할대행’ 강재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어 부정과 강재의 격변도 포착됐다. “혹시 누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연락주세요”라는 강재의 메시지에 돌아온 “혹시 시간이 괜찮다면 예약하고 싶습니다”라는 부정의 뜻밖의 호출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우연한 만남이 반복될수록 필연적 끌림은 멈출 수 없다. 한층 가까워진 거리감 속 부정을 향한 강재의 아련한 눈빛이 설렘을 자아낸다. “돈이 아닌, 작고 이상한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 처음 만나는 세상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무슨 기대를 했던 걸까요. 어디서부터 잘못 걸어온 걸까요”라는 담담한 혼잣말에선 혼란스러운 감정이 묻어난다. 하지만 부정과 강재의 오랜 눈맞춤 위로 더해진 “나 같은 사람하고도 친구 할 수 있어요? 손님 말고”라는 한 마디는 ‘가파른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의 서사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첫사랑과 재회로 후유증을 겪는 정수(박병은 분)와 경은(김효진 분)부터 터무니없이 싼 값에 무너지는 꿈 없는 청춘들 강재, 민정(손나은 분), 딱이(유수빈 분)까지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극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어 폭넓은 공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인간실격’은 몇부작일까? 드라마는 총 16부작으로 기획되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은 4일(토)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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