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지역신문>

7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동시에 점령했던 톱스타 허진이 갑질 논란으로 방송계에서 퇴출된 후 생활고를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7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동시에 점령한 톱스타 허진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70년대 허진은 데뷔 직후 주연으로 급부상하고, 신인상과 최우수연기상까지 휩쓸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그는 1976년 신상옥 감독의 '여수 407호'에서 "당대 최고배우 고(故) 신성일보다 높은 출연료를 받기도 했다"며 화려한 과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진은 촬영장 무단이탈 등 문제를 일으켰고 제작진과의 마찰을 일으키며 결국 방송계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나는 우쭐이 하늘을 찔러, 다른 사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며 "지금은 감사함을 아는데 그때는 감사함을 몰랐다. 나를 섭외하는 건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제작진을 위한 거라 생각했고 그때 방송국 국장하고 소리 지르면서 막 싸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동료배우 전원주와 사미자 역시 허진 때문에 늘 살얼음판 같았던 촬영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전원주는 "허진 근처에 앉지도 못했다. 어찌나 시건방지게 구는지. '언니 저것 좀 가져와'라며 시켰다"라고 했고 사미자는 "허진이 웃음이 한 번 터지면 못 멈췄다. 웃음 때문에 NG가 계속 나자 위에서 '저거 미친X 아냐'라더라. 근데 뒷담화하는 것을 허진이 들었다. 허진이 '뭐라 그랬어 지금. 나 안 해'라고 화내면서 촬영장을 이탈했다"라고 폭로했다.

허진은 "어릴 때 교육이 필요하다. 아버지가 안 계셨다. 아버지가 6.25로 전사하셔서 일찍 돌아가셨다. 특히 나는 막내라서 불쌍하다고 오냐 오냐 컸다"라며 "글짓기, 무용, 웅변을 하면 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학교에서도 특별대우를 해주더라. 특별하게 큰 아이는 커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다. 고개를 숙여야 하지 않나. 방송국에 가서도 최고상을 주니까 보이는 게 없었다. 무식해서 용감했다"라고 반성했다.

거듭된 제작진과의 마찰로 결국 방송국에서 퇴출, 35년의 원치 않던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한 35년 쉰 것 같다. 지금도 연속극 출연은 힘든 상황"이라며 "데뷔보다 더 힘든 재기의 기회. 반성 후 재기하려 해도 이미 신뢰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제대로 된 수입이 없던 기나긴 공백기로 허진은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세를 살고 있었는데 수중에 700원밖에 없었다. 음료수가 먹고 싶었지만 음료수 값 1000원도 없었다. 자존심 때문에 사람들에게 300원을 달라는 말을 못 하겠더라. 일주일 내내 700원을 가지고 있었다. 몸부림도 초라함도 아니다. 삶을 끝내고 싶어 이대로 굶어 있다가 가야지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허진은 700원을 벽에 붙여두고 힘들었던 순간을 기억하며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700원 있을 때를 기억하라고 붙여 놨다. 지금도 가난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나는 재벌이다. 허진이 쓰러졌다는 소문나면 다 끝난 것 같아 지금 열심히 용감하게 잘 지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허진은 평생 은인이라는 강부자를 만났다. 강부자는 허진에 대해 "자존심이 강했다, 속이 지X 맞았다"며 "비위상하는 얘기 얘한테 못해, 조금 뭐라고 하냐며 버럭 화를 냈고, 자기 성질을 못 이겨 녹화하다 말고 그냥 갔다"고 폭로했다. 이에 허진도 "내가 부족하고 모자랐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