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동 문화의 거리를 비롯한 인근 상업지구가 점점 퇴폐, 유흥문화에 물들어가고 있다. 건물의 상층부는 모텔로 채워져 있으며, 남성전용 휴게텔과 안마시술소의 간판들도 즐비하다. 노래방은 여성접대부를 고용하고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 ‘노래바’로 바뀐 지 오래 됐다. 현재 철산동에 위치한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은 각각 76개, 21개이고 숙박업소는 10개이다. 5년 전만 해도 유흥주점 45개, 단란주점 20개, 숙박업소 7개로 유흥주점의 숫자는 반 가까이 늘었다.

상업지구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대로 간다면 각종 음습한 룸 문화와 유흥 문화만이 문화의 거리에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지구에서 이루어지는 호객행위의 등쌀도 만만치 않다. 상업지구에 잠깐만 머물러 있어도, "괜찮은 아가씨가 있다"며 업소로 이끌려는 삐끼들과 성매매를 암시하는 말과 함께 수많은 명함을 마주하게 된다. 명함에는 “충격서비스” “거시기를 할까?”라는 식의 낯 뜨거운 문구와 반라차림의 여성 사진이 어김없이 박혀 있다.

그러나 광명시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해놓고도 이후 유흥문화가 증식되는 것을 방치만 하고 있다. 철산동 문화의 거리는 지난 97년 조성계획을 수립해 99년 5억을 들여 조성공사를 마쳤고,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30억여원을 들여 간판정비사업과 정비공사 등을 했지만 단순히 외관만 정비했을 뿐, 문화환경 조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흥주점의 위법사항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지 않다. 밤이면 숱하게 행해지는 호객행위와 전단지 배포, 불법광고물 등은 그 양에 비해 실제 적발횟수는 많지 않다. 올해 8월까지의 불법광고물 단속 실적을 살펴보면 불법광고물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겨우 4건에 불과하다. 상업지구에 활개를 치고 있는 불법광고물에 비한다면 터무니없이 작은 숫자다. 이에 대해 광명시는 “상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계도 위주로 단속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객행위에 대한 단속실적 역시 최근 5년간 겨우 한 건에 불과하다.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불법이기는 하지만, 호객행위로 인해 손님이 최종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까지 확인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상 손님들을 유인하는 것만으로는 호객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해당 영업장의 손님이 호객행위로 피해를 호소하지 않는 이상 사법부에서 반려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청의 행정이 미치지 않는 마사지업소, 휴게텔, 전화방 등에서 이루어지는 유사성매매 행위들의 단속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미지수다. 주로 명함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간판도 달지 않고 음성적으로 성매매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 업소에 대한 단속여부에 대해 정작 경찰은 “실적공개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면서 공개를 거부했다. 실제로 기자가 명함에 적힌 한 업소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성매매를 의미하는) 2차까지 가능하냐”고 묻자 “11만원에 풀코스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난 5년간 위법사항을 근거로 적발된 유흥주점과 숙박업소는 총 99건이다. 이 중 윤락행위를 알선하거나 음란한 형태의 영업, 청소년 출입이나 고용과 관련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시민들은 "광명시와 경찰이 의지를 가지고 단속한다면 정화가 가능하나 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전히 매일 밤이면 음란성 문구로 도배된 홍보물과 호객행위가 성행하는 가운데 철산동 문화의 거리는 퇴폐문화의 거리로 변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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