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교육청이 배정된다고 해서 이사왔다" vs 광명교육청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응대했다"

“5분이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집 근처 학교에 배정받지 못하고 20~30분 걸리는 학교에 가야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내 아이가 집 근처에 버젓이 학교가 있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큰 도로를 건너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어떨까.

철산래미안, 철산한신 등 철산중학교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올해 철산중이 아닌 원거리 학교에 배정받은 학생의 학부모들이 광명교육지원청에 철산중 재배정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철산중 인근에 살지만 이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은 총 40명으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하안중, 하안북중, 광명중 등에 배정됐다. 지난 13일 해당 학부모들은 재배정을 요구하며 박상길 광명교육장과 면담을 했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면담에는 박승원 경기도의원과 김익찬 광명시의원도 동석했다.

올해 철산중 신입생은 14학급 총 504명으로 학급당 36명이다. 광명교육지원청 측은 근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하되, 경기도교육청의 지침상 학급당 정원을 32명~36명까지로 하고 있어 전입신고일 순으로 학생을 배정했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광명교육지원청이 기준으로 한 전입신고일은 2016년 2월까지로, 이후 전입신고된 학생은 타 중학교로 배정됐다.

 						 							▲ 자녀가 집 근처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한 학부모들이 근거리 배정을 요구하며 광명교육지원청에 몰려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자녀가 집 근처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한 학부모들이 근거리 배정을 요구하며 광명교육지원청에 몰려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같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은 모두 철산중에 배정됐는데 혼자만 동떨어진 학교에 배정돼 아이가 힘들어한다”며 “친구도 없는 학교에서 아이가 적응하기 어렵고, 통학시 여러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등 안전에도 문제가 많은만큼 근거리 배정원칙에 따라 재배정을 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 부동산계약을 하기 전에 철산중 배정이 가능한지 광명교육지원청과 학교측에 문의했고, 가능하다고 해서 이사까지 온 것"이라며 "철산중 배정이 어렵다면 사전에 학부모들에게 공지를 했어야 하는데 광명교육지원청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광명교육지원청이 전입일 순으로 배정했다면 위장전입 등 편법을 쓴 지원자를 색출해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광명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철산중 배정이 가능하냐는 문의에 대해 교육청에서는 정원이 초과되면 전입일자 순으로 자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항상 응대했었고, 10월말에서 11월초 배정원서 접수가 끝나야 정원에 맞춰 전입일자 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배정이 확실하다고 어떻게 말하겠냐"며 "학교에도 정원초과시 전입일자 순으로 인근 학교로 배정될 수 있다는 안내를 하도록 공문을 수차례 발송했고, 안내를 받았다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반박했다.

학부모들과 교육당국의 갈등이 깊어지자, 박승원 경기도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박 의원은 “수일 내 교육장과 철산중 교장을 만나 해결책을 사전 조율한 후, 학부모들과 2차 면담을 주선할 예정”이라며 "교육청 탓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학부모들의 요구도 이유가 있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학급당 인원이 36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재배정을 하려면 학급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이 학부모들의 요구에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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