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20대 여성 실종사건의 피해자 김모씨(21) 시신이 15일 새벽 6시경 광명시 가학동의 한 공터에서 발견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살인혐의로 동거남 이모씨(35)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오피스텔에서 올 1월부터 김씨와 동거했으며 지난 달 중순께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시신은 땅속 약 50㎝ 깊이에 암매장됐으며, 위에는 시멘트 성분으로 뒤덮여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동거남 이씨가 지난달 13일 오후 5시께 안양시 동안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김씨를 살해하고 14일 대형박스를 이용해 시신을 옮겨 이곳에 암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 이씨는 범행 후 대형박스와 암매장에 필요한 시멘트 등을 구입하는 등 완전 범죄를 꾀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동거녀를 살해한 이틀 후인 지난달 15일 김씨 휴대전화로 김씨의 언니에게 "홍대로 간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후 단순 가출로 치밀하게 위장해왔다.

경찰은 지난 달 17일 김씨의 언니로부터 “동생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해 착수하고, 오피스텔 CCTV를 확인한 결과, 김씨가 지난 달 12일 자정께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모습만 확인되고, 나오는 장면은 없는 점, 이후 피의자가 대형박스를 카트에 싣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수사망이 자신에게 좁혀오자 이씨는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지난 달 29일 이씨가 잠적했다가, 14일 오후 9시 10분께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압송된 이씨는 경찰에서 김씨와 말다툼 후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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