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이런 곳에 아이들을 들여보낼 겁니까

 						 							▲ 가학폐광산 갱내수에서 이따이이따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드뮴이 검출되고 있어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따이이따이병 환자 사진. 카드뮴이 체내에 흡입되어서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고, 인체에 필요한 칼슘(Ca)과 인(P)을 체외로 배출하여 전신에 통증을 호소해 이따이이따이병(아프다 아프다) 이라 명명했다. 골연화증과 같은 병적인 골절이 수반됐으며 심한 경우는 얼굴에 경련이 일으키면서 사망하게 된다.
▲ 가학폐광산 갱내수에서 이따이이따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드뮴이 검출되고 있어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따이이따이병 환자 사진. 카드뮴이 체내에 흡입되어서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고, 인체에 필요한 칼슘(Ca)과 인(P)을 체외로 배출하여 전신에 통증을 호소해 이따이이따이병(아프다 아프다) 이라 명명했다. 골연화증과 같은 병적인 골절이 수반됐으며 심한 경우는 얼굴에 경련이 일으키면서 사망하게 된다.

광명시가 또 땅부터 사겠다고 나섰습니다. 광명시 관계자는 광명시 유일의 관광자원인 ‘광명동굴’과 연계한 수목원을 조성하기 위해 가학광산 갱구 주변 땅을 공시지가의 2.5배인 73억원에 매입하겠다고 설명합니다. 공원조성사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총 550억원이 투입되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폐광산이 광명시 유일의 관광자원이라는 공무원의 말도 우습거니와, 국토교통부가 토지오염대책 마련을 조건으로 가학산 근린공원을 승인했고, 그 조건이 충족되지도 않았는데 한두푼도 아닌 땅부터 매입하겠다니 석연치 않습니다. 조건에 맞춰 공원을 조성하려면 우선 폐광산 일대의 땅이 얼마나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는지, 돈이 얼마나 들어가야 오염된 땅을 오염되지 않은 땅으로 바꿀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일테니 말입니다.

2011년 광명시는 시비 43억원의 비싼 값을 치르고 폐광을 매입했습니다. 당시 양 시장은 땅을 사면 민간투자자가 당장이라도 유치될 것처럼 호언장담했지만 4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광명시가 4년째 폐광산을 ‘동굴’이라고 홍보하는 꼼수를 부리고, 관광객 60만명이 다녀갔다고 떠들어대지만 이곳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민간기업은 어디에도 없다는 얘깁니다. 당초 10억원만 투입하면 된다던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백억대를 훌쩍 넘겼습니다. 그러니 '땅굴'에 얼마나 더 혈세를 처발라야 하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전임시장인 백재현, 이효선 시장 시절에도 가학폐광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했던 것입니다만, 가학폐광산 활용을 위한 진중한 논의보다 전시성 이벤트와 언론플레이가 앞선 것처럼 비춰지는 '양기대식 동굴정책'이 범한 가장 큰 오류는 성급함과 가벼움이 아닐런지요. 가학폐광산은 특정 정치인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니라 전문가와 시민들의 공론을 모아 차분하게 활용방안을 모색했어야 했습니다.

낙석, 붕괴위험, 중금속 오염, 화재대책 미비 등 많은 돈을 쏟아부은 폐광산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4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폐광산 안에 적어도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은 들여보내지 말라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광명시는 여전히 방문객 숫자 올리기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안전불감증과 무방비, 지나친 이기심 속에 사람의 생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지난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양 시장이 했던 말입니다. 시민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가학폐광산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당시 양 시장도 다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시류에 편승해 '안전'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학폐광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에는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이 들어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이 물에 아이들이 들어가 놉니다. 카드뮴은 이따이이따이병 등을 유발하고, 이런 중금속 중독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수십년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곳은 무너지거나 불이 나면 광산의 특성상 탈출하기 어렵습니다. 사고라도 나면 세월호와 같은 대형참사가 불 보듯 뻔합니다. 높은 습도와 미세먼지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아토피와 폐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이런 곳에 여러분의 자녀를 계속 들여보낼 수 있으십니까?

지역사회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폐광산 개방을 강행해 온 양 시장에게 더 이상 뭘 기대한다는 것은 이제 시간낭비이자, '소 귀에 경 읽기'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양 시장 스스로 과연 자신이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안전불감증과 지나친 이기심 속에 시민은 뒷전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겸허히 되짚어봐야 할 듯 합니다.

광명시가 폐광산에 행정을 올인하게 된 것은 시장의 마인드도 문제지만 폐광산이 안전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계속 예산을 의결해 준 당시 시의원들의 무책임한 의정활동도 그 책임이 큽니다. 시의회가 시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 지역사회가 망가지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더 이상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민들이 먼저 현실을 직시할 때입니다. 대통령이 하는 일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정작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정치인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시민의식이 비판에 둔감한 지역 정치인들을 양산합니다. 스스로 권리를 찾으려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꼼수가 통하지 않는 정치, 정직하고 정정당당한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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