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저질코미디 장으로 전락한 시의회

                                                                                   ▲ 21일 김익찬 시의원(좌)과 서정식 시의원(우)이 개인적인 감정을 의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으로 드러내면서 의회가 저질코미디장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 21일 김익찬 시의원(좌)과 서정식 시의원(우)이 개인적인 감정을 의회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으로 드러내면서 의회가 저질코미디장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김익찬 시의원 : 내가 발의한 조례안이 상정되지 않은 것을 강하게 어필하려고 조례안 책자를 내 책상에 내리치고, 전문위원에게 의회를 뒤집어놔야 말을 듣겠냐고 했다. 누구는 책자를 집어던졌다고 하는데 집어던진 것과 내 책상에 내리친 것은 엄연히 다르다. 그랬더니 서정식 의원이 내 얼굴을 향해 물병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던졌다. 130km 이상이었을 수도 있다. 경찰서에 알아봤더니 ‘폭력혐의’라고 하더라. 그런데 사과 한마디 없고, 모 언론사는 사실과 다르게 보도해 폭력행위를 한 사람보다 내가 잘못한 것으로 소문내고 있고, 상대의원은 사과하지 않는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다.

서정식 시의원 : 인간답게 친하게 형님동생하고 지내자면서 먼저 문자까지 보낸 김익찬 의원이 이미 다 끝난 일로 이러는 게 황당하다. 전문위원에게 의원을 우습게 아냐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의회를 뒤집어놔야 말을 듣겠냐고 난리를 치길래 옆에서 보기 민망해 물병을 살짝 던졌을 뿐이다. 내가 야구를 하면 9할대 타율인데 팔병신도 아니고 바로 옆에 있는 김 의원 얼굴에 물병을 던졌다면 못 맞추겠나. 옆에서 책상을 치면서 위협하길래 같이 위협한 것이다. 아무리 뱃지를 달았어도 형님뻘 되는 전문위원에게 소리치고 난장 죽이는 것은 인정할 수 없고, 옳지 않는 일을 한 사람에게 사과할 생각 없다.

이게 뭐냐고요? 믿어지지 않겠지만 신성해야 할 광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익찬, 서정식 의원이 신상발언을 한 내용입니다. 35만 광명시민들을 대변해 광명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원들이 유치한 감정싸움을 급기야 전면에 내세워 의회 본회의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광명시의원들의 자질문제가 논란이 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쯤되면 정말 막가자는 것이 아닐런지요.

불과 한달 전 광명시의회는 보이지 말아야 할 부분을 보여줘 의회의 격을 떨어뜨리지 말자며 서로 존중하자고 굳은 맹세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약속은 참으로 깃털처럼 가벼워 참을 수 없습니다.

의회는 개인적으로 맺힌 한을 풀기 위한 장소가 아닙니다. 더불어 어떠한 경우에도 시의회에서 폭언과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두 시의원들의 문제는 의회 내부에서 공식적인 문제제기 절차를 거치거나, 혹은 둘이 개인적으로 화해하든지, 그게 안되면 폭력혐의로 고소해서 해결하면 되는 일이고, 언론보도가 문제된다면 해당 의원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거나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그만입니다. 이것이 억울하다고 본회의장에서 35만 광명시민들에게 대놓고, 하소연하며 자기편을 들어달라고 떼를 쓸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21일 광명시의회 본의의장에서 보여준 두 시의원의 행동은 35만 광명시민들을 상대로 행패를 부린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부 의원의 돌출행동으로 시의원들 전체가 마치 시정잡배 집단으로 전락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광명시의회는 바닥까지 추락한 의회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이제 냉철하고 엄격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경건해야 할 의회를 저질 코미디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의회의 품위를 손상시킨 책임은 두 시의원들에게 반드시 물어야 하며, 의회 내부에서 스스로 징계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차후 시의원들의 빗나간 돌출행동으로 의회가 우스워지는 꼴을 방지하고, 식물의회, 저질의회로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광명시의회가 ‘자기식구 감싸기’로 의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좌시한다면 시의회는 그 존재가치를 상실합니다. 힘과 명분을 잃어버린 광명시의회의 폐해는 고스란히 광명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사적인 감정보다 지역을 먼저 생각하는 시의원, 월급을 줘도 아깝지 않은 시의원, ‘우리 동네 시의원’이라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 시의원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썩은 손가락은 아프더라도 잘라내는 것이 더 큰 화를 막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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