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사교육비 등 현장 목소리 담아내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운영위원장 주미화)가 주관한 김상곤 교육감과 함께하는 톡톡(Talk Talk) 콘서트가 11일 광명시평생학습원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 김상곤 교육감과 함께하는 톡톡콘서트가 11일 평생학습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 김상곤 교육감과 함께하는 톡톡콘서트가 11일 평생학습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희망 교육을 디자인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최영일 문화시사 평론가의 사회로 펼쳐진 이날 톡톡 콘서트에는 김상곤 교육감을 비롯해 김혜은 광명고등학교 학생, 윤지영 충현초 운영위원, 윤동규 운산고 교사, 주미화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각각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대표로서 패널로 참석해 학생인권조례, 사교육비 등 교육현장의 이야기들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냈다.

학생인권과 교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어떨까.

김혜은 학생은 “학생들의 개성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인권조례의 시행은 든든한 빽을 얻은 것처럼 되었지만 반면에 버릇없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교사의 인권이 낮아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동규 교사는 “2011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체벌이 과연 좋은 방법인가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고, 아이들의 자의식이 높아지면서 강압적인 것보다 자율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흐름이 있었다”며 “학생인권조례는 그런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지영 학부모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체벌의 기준이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아이가 더 맞을까봐 걱정하며 볼모를 학교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며 “체벌의 정확한 기준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화 운영위원장은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현장에서 충분한 소통 후에 시행되었어야 했지만 그런 준비가 미흡해 학생들이 자신의 소리만 높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대립, 체벌 기준의 모호함을 토로하는 패널들의 지적에 대해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을 바꾸려면 학교문화를 선진문화로 바꿔야 하고, 국제적으로 학생체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추세”라며 “학생들의 자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을 하는 교사도 변화해야 하고, 학생인권조례의 미흡한 점도 계속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육감은 “90년대말부터 교사가 잠자는 아이를 방치하게 됐고, 학생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불만이 많아졌다”며 “교권실추, 교실붕괴라는 공교육의 문제를 이미 일어나고 있었고, 늦었지만 학생들에게 존중, 배려, 나눔의 시민정신을 길러 교육현장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와 맞물려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담도 이어졌다. 초등학생인 딸이 교사의 언어폭력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한 학부모는 “교사가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학생들이 교사의 화풀이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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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한 학부모들이 질문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공교육의 붕괴로 인한 사교육비의 증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주미화 위원장은 “아이 대학입시를 위해 국, 영, 수 과외비로 한달에 100만원 이상 들어가 등골이 휘다못해 녹아내린다”며 “교육단체를 하고 있는 나 역시 아이를 좋은 대학 보내려는 부모로서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공교육의 연장선으로 실시되고 있는 방과후 교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저렴한 방과 후 교실에서 교육 효과를 보지 못해 부득이하게 방과 후 교실보다 10배 이상 비싼 사교육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교사 1명이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일일이 챙길 수 없는 방과 후 교실의 현실에서 실효성있는 교육이 불가능하므로 학급당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 교육감은 사교육비를 줄이는 대책으로 혁신교육과 학부모들의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혁신고등학교의 교육이 현재의 대학입시에서도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장기간의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별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학부모들이 적극적인 내부 소통을 통해 사교육 의존을 줄이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혁신학교 시즌 2 프로그램들을 통해 공교육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객석의 학부모들은 방과후 교육의 질적 향상과 지속성을 위한 방과후 교실 강사와 학교의 소통, 사교육을 전제로 학교현장에서 기본을 가르치지 않는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경옥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현재 혁신학교 프로그램은 돈을 들이지 않으면 할 수 없고, 아이들은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며 “돈을 들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보다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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