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텅빈 의석..텅빈 머리

2013년 광명시 본예산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이 의석을 비우는 일이 많아져 자칫 예산심의가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은 최근 조화영 시의원이 도시공사 조례안 심의에서 한 시간 이상 자리를 이탈해 물의를 빚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도시공사 조례안 표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며, 자리를 비운 조 의원 때문에 동료의원들은 속수무책 그를 기다렸고, 공무원들은 그의 행방은 수소문하느라 진땀을 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 시각 조 의원은 느긋하게(?) 지역구 민원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철없는 행동에 동료의원들은 당황했고, 시의원으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비난도 거세집니다. 조 의원은 예산심의가 시작된 5일과 6일에도 몸이 안 좋다며 의회에 나오지 않았고, 7일 오전에만 잠시 얼굴을 비췄다가 오후에는 아예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7일 오후 3시 30분경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세정과 심의는 김 빠진 맥주를 먹는 것 같습니다. 의원 5명 중 2명이나 자리를 비우면서 3명의 의원만 덩그러니 앉아 있습니다. 텅빈 의석을 지켜보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의원들이 의정활동은 뒷전"이라며 "의정활동보다 개인사정이 먼저인 시의원을 어디에다 쓸 수 있겠냐"고 개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광명시가 이번에 의회에 올린 2013년도 본예산은 총 4,915억원이나 됩니다. 올해보다 305억이나 늘어난 액수입니다. 내년도 광명시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안 심의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시민들이 뼈빠지게 벌어서 낸 세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는지, 전시성 예산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혈세낭비를 막아야 할 사람들이 바로 시의원들이고, 이런 일을 하라고 시의원들에게 매월 꼬박꼬박 328만원씩 연봉 3,936만원을 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요즘 대선을 앞두고, 여야 시의원들이 선거운동에 투입되어 뛰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지지연설도 하고 춤도 춥니다. 정당공천을 받은 시의원들이 자의건, 타의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이야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의정활동부터 먼저 한 후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명분상 옳고, 모양새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 저는 텅빈 의석을 보면 머리가 텅빈 의원들이 떠오릅니다. 개인사정이란 이유로 의정활동을 게을리하면서 행사장과 선거현장만 돌아다니는 시의원이 많아지면 지역은 망가집니다. 의정활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의원,월급을 줘도 아깝지 않은 시의원, 월급을 더 올려주고 싶은 시의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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