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교육-지역사회연대-소통통한 관계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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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상단부터 시계바늘방향 - 박용국 충현고 교장, 김예은 광명고 학생, 김영숙 광명북중 운영위원장, 주미화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김춘경 광문초 교장, 김찬진 광남중 생활인권부장
학교폭력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지역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광명교육지원청(교육장 김완기)이 주최한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한 토론콘서트’가 26일 광명교육지원청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완기 교육장은 인사말에서 “광명은 성폭력 등 범죄가 전국평균보다 낮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며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지역사회가 협조하고, 안전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언론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캠페인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육장은 또한 “학교폭력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는 교육현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이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책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토론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교폭력의 유형은 언어폭력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언어폭력은 또 다른 폭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또한 전체 학교폭력의 61% 이상이 학교 안에서 발생하고, 학생들 1/3 이상이 폭력을 보고도 모른 척 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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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기 광명교육장이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학교폭력없는 평화로운 교육공동체 조성을 위한 구성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콘서트의 좌장은 박용국 충현고 교장이었으며, 패널로는 김예은 광명고 학생회장, 김영숙 광명북중 운영위원장, 주미화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김춘경 광문초 교장, 김찬진 광남중 생활인권부장이 참석했다.

박용국 충현고 교장은 기조발제에서 “학교폭력은 더 이상 청소년들의 문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폭력 매체, 가족간 유대관계 약화, 지역의 유해환경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인해 학교폭력은 저연령화, 흉포화, 만성화, 집단화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또한 “2011년 경기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도내 중고생 90.6%가 청소년들이 폭력적 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3 이상이 폭력피해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사전예방을 위한 지역사회의 제도와 대책마련, 피해자 지원과 보호강화, 또래상담사 임명 등을 통해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은 광명고 학생은 “학교폭력을 논하기 전에 학생들이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되는 이유부터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 양은 “공부만을 강요하는 억압된 삶, 가정에서의 관심부족,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관계가 부재 등 불안정한 상태에서 공부만 하다보면 이기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고, 그런 결과물이 학교폭력”이라며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공부 말고 다른 방법은 ‘사고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괴롭힘을 당하는 내 친구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모르는 후천적 사이코패스가 된다”고 말했다. 김 양은 “청소년들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관심을 가져주고, 모순된 사회제도를 바꿔나가야 한다”며 “우리도 아파할 줄 알고, 학교폭력의 사태가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알고 있고, 학교에서 거리에서 직접 학생들도 나설테니, 어른들이 편견없이 긍정적인 말, 희망의 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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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2백여명이 방청했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김영숙 광명북중 학교운영위원장은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어렸을 때는 방과후에 집에 가방 풀어놓고, 친구들하고 실컷 놀다가 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부르면 집에 가서 식구들과 밥을 먹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셔틀버스처럼 학원을 돌다가 밤늦게 녹초가 되어서야 들어온다”며 “아이들의 71.1%가 가족간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나 역시 아이가 셋이지만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들간의 관계형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협조와 공감이 필요하고, 내 자녀가 내 소유물이 아니라 지역사회, 대한민국, 나아가 인류의 자원이라는 부모의 마음도 중요하다”며 “최근 광명지역신문이 지역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학교폭력과 성폭력 제로존을 지역사회가 나서서 제도화하자고 선언한 것은 이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광명의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 광명에 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전문가 대표로 참석한 주미화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학교폭력예방은 신고가 최선이지만 신고하면 신분이 드러날까봐 두려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117로 신고하면 된다는 것을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통해 각인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학교폭력은 더 이상 가정의 문제, 학교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지역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면서 비상연락망 구축, 학교폭력 대책 논의구조의 활성화, 관계형성을 위한 프로그램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광명중학교의 교사와 학생의 산행 프로그램은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김춘경 광문초 교장은 학교장과 교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사소한 장난도 학교폭력이 된다는 것을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인지해야 한다”며 “가해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화해에 응하면 담임교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해도 되지만 그 외에 인지한 모든 학교폭력은 학교폭력전담기구를 거쳐 은폐되는 학교폭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찬진 광남중 교사는 “학교폭력 중 중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70% 이상으로 매우 심각하다”며 “학교폭력의 특성상 순식간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는 경우도 많고, 사소한 장난도 폭력이 있다는 인식의 부재, 폭력을 못본 척하는 다수의 방관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담임교사의 초동대처로 학교폭력의 70~80%는 예방할 수 있다”며 “담임교사들이 지속적인 면담실시, 밀착된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다각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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