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섭 교수, “사업은 기분으로 하는게 아냐”

“경기불황이지만 안된다고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다는 개척자의 정신으로 도전해야 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불황이 곧 기회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절대 1등은 못한다.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하는 직원에게 그거 해봤냐, 일단 해보고 말을 하라고 한다. 현장에 답이 있으니 도시공사를 빨리 설립해야 한다”, “LH는 땅을 비싸게 팔아 돈만 챙기면 그만이다. 도시공사는 광명시가 땅을 매입해 역세권을 좋게 하는 것이다”, “세상만사가 이론적이고 학술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안 되는 것을 해야지 값이 올라간다. 변화하는 광명을 위해 일단 한번 해보자.”

                                                                                   ▲ 수차례 부결됐던 광명도시공사조례안에 대한 광명시의회의 찬반표결을 앞두고 광명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광명시가 후원한 '광명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17일 열렸다.
▲ 수차례 부결됐던 광명도시공사조례안에 대한 광명시의회의 찬반표결을 앞두고 광명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광명시가 후원한 '광명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17일 열렸다.
광명시의회에서 수차례 부결되었지만 광명시가 계속 의회에 상정하면서 양기대 시장의 오기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광명도시공사 설립 문제. 광명상공회의소(회장 백남춘)이 주관하고, 광명시가 후원한 ‘광명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17일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토론회 제목답게 도시공사를 ‘일단 만들어보자’는 패널과 방청객의 발언이 이어졌다.

광명시 역시 “KTX 광명역세권이 코스트코 개장, 복합환승터미널 착공, 이케아 유치 등으로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고, 광명도시공사가 도시지원시설용지를 저렴하게 매입, 개발해 역세권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도시공사 설립을 주장했다.

이 토론회에서 유일하게 도시공사 반대 패널로 참석한 전광섭 부천대학교 교수는 이런 주장들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전 교수는 “토론회 제목이 ‘광명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토론회’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패널로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지금은 광명도시공사를 원점에서 신중하게 다시 논의해야 할 때이지, 설립을 기정사실화해서 토론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 교수는 “건설경기, 주식, 부동산, 금융시장의 전망이 굉장히 어둡다”며 “도시공사 자체사업인 도시지원시설용지 개발은 아파트형 공장, 즉 오피스텔 사업인데 타이밍이 좋지 않고, 경기불황으로 금융기관과 투자자 모집이 가능할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전 교수는 “일단 만들어보자는데 만들면 돈이 들어간다. 사업은 기분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광명에서 세금을 내는 주민으로서 공적자금을 충분한 타당성 검토도 없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 것에 반대한다"며 “의왕도시공사의 경우 사업을 하나도 안하는데 1년에 180억원이 든다. LH로부터 땅을 싸게 사겠다고 땅값의 3~4배인 공사비를 지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광명시를 겨냥해서도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 교수는 "광명시가 의뢰했던 용역결과는 사업타당성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고,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작년 11월 광명시가 공청회를 개최한 이후 자료가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공사를 하려면 광명시가 더 공부하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광명시는 “지식산업단지가 오피스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며 “도시공사 타당성 용역은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나온 자료”라고 반박했다.

한편 광명시의회에서 4차례 부결되고, 2차례 보류되어 시의회에 계류 중인 광명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조례안(이하 ‘도시공사조례안’)는 이달 말 개회하는 제178회 광명시의회 임시회에서 찬반표결을 앞두고 있다.

광명시는 복합형 도시공사(공사+공단)을 올해 안에 설립해 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용지개발, 골프연습장, 국민체육센터, 메모리얼파크, 쓰레기종량제봉투판매사업 등 5개 사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시공사의 설립을 위해서는 설립자본금 50억원, 사업자본금(토지매입계약금) 62억원 등 112억원의 시비가 투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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