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김익찬 시의원 감정싸움 갈수록 태산

                                                                                   ▲ 행정사무감사자료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와 김익찬 시의원의 감정싸움으로 거리에 서로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리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행정사무감사자료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와 김익찬 시의원의 감정싸움으로 거리에 서로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리면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민여러분! 불통하고, 무능력하고, 모순행정 조장하는 시의원(1명)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전국공무원노조 광명시지부

“시민여러분! 시민의 대의기관을 무시하고 행정사무감사자료를 거부하는 공무원노조와 광명시장을 어떻게 할까요?” - 광명시의회

철산동 상업지구에 걸려있는 두 개의 현수막. 전국공무원노조 광명시지부(지부장 이병철, 이하 공무원노조)가 김익찬 광명시의원의 자료요구가 법적 근거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라며, 행정사무감사 자료 제출을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20일 시의원 1명을 지칭해 비난하는 현수막을 걸자, 21일 광명시의회 명의로 공무원노조와 광명시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뒤이어 걸린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16일 김익찬 의원의 행정사무감사 자료요구는 관련근거를 무시한 자료요구로 공무원노조는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하였으며, 공무원노조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원만히 해결될 때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말라는 공문을 직원들에게 보냈고, 19일 운영위원회 정기회의를 통해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

공무원노조 이병철 지부장은 “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정책이나 안건 심의와 직접 관련된 서류이지만 김익찬 의원이 요구한 자료들은 단순한 법규내용 등 인터넷 검색으로 간단히 알 수 있는 것, 담당 공무원과 전화 한통이면 알 수 있는 것,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 등으로 적절치 않은 것이 많아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의원이 감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검찰이나 경찰처럼 수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일단 이번 사태는 김공열 광명시 자치행정국장과 김태경 의회사무국장이 양측을 중재해 김 의원의 요구자료를 22일까지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공무원노조를 직무유기와 업무방해라고 비난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던 김익찬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이 마무리되고 있는데 기사화되면 또 문제가 커질 것 같아 노코멘트하고 싶다”면서 언급을 회피했다. 또한 김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자료 요구는 시의원의 정당한 권리이고, 행정사무감사 준비를 하는데 시간 여유가 많아 공부를 많이 해서 요구한 자료가 많았던 것”이라며 “행정사무감사자료를 요구한 것은 시장에게 한 것이지 공무원노조에게 한 것이 아니라 노조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동료 시의원들은 광명시의회 명의로 현수막을 건 것과 관련, 시의원 1명과 공무원 노조의 감정싸움이 자칫 시의원 전체가 공무원노조와 싸우는 모양새로 시민들에게 비춰지는 것에 적지 않게 당혹해하고 있다.

대다수 동료 의원들은 “김 의원이 현수막을 걸자고 하는데 안 된다고 하기 곤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의원들은 “전화 한통이면 알 수 있는 것까지 김 의원이 공무원들에게 서면자료를 요구한 것은 지나쳤던 점이 없지 않고, 공직사회에서 예전부터 김 의원에 대해 이런 불만이 계속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의원과 공무원노조가 서로 소통이 안돼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 "공무원노조에게 자료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게 요구한 것인데 노조가 나서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양기대 시장이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양측의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철산동에 사는 박모씨(42)는 “시민의 혈세를 받는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유치한 내용의 현수막까지 내걸면서 시민들을 상대로 뭐하는 짓인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시민들은 저런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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