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점수 고쳐 합격자 바꿔..조미수 소장, "절차 잘못인정..사심없었다"

광명시 자원봉사센터(소장 조미수, 이하 자봉센터)가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면점점수를 조작해 1순위 득점자를 탈락시키고, 2순위 득점자를 합격자로 바꿔치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 자봉센터가 2순위 득점자를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흔적이 남아있는 당시 면점 최종심사표가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자봉센터가 2순위 득점자를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흔적이 남아있는 당시 면점 최종심사표가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봉센터는 지난 1월 마급 계약직 직원을 공개모집하면서 서류심사로 4명의 지원자를 선발해 최종면접을 실시했으며, 서류심사와 면접점수를 합산한 결과 배모씨가 총점에서 1위를 하자, 2위인 서모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점수를 고쳐 서씨를 채용했다.

당시 자봉센터측은 채점표를 조작한 후 면접 심사위원들을 야간에 개별적으로 찾아가 “면접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서씨가 총점에서 2위여서 채점표를 재작성했다”면서 조작된 채점표에 심사위원들의 서명날인을 다시 받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조미수 소장이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직접 조작한 후, 직원에게 채점표를 다시 만들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점수를 고친 흔적이 남아있는 면접 당시 최종심사표가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류조작의혹이 일고 있는 조미수 소장은 면점 점수를 고쳐 직원을 채용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서류조작은 당시 사무국장이었던 허모씨가 주도한 일이라며 자신도 선의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조 소장은 "면접 심사위원들이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타 지원자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약시이거나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등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서씨를 채용키로 합의했었다"며 "면접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돌아간 후. 허 전 국장이 '서류점수와 면접점수를 합산해보니 서씨가 탈락될 것 같다. 소장님 점수를 고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해 점수를 고쳤고, 그래도 서씨의 총점이 낮아 다른 심사위원들 동의를 얻어 점수를 고쳤다"고 해명했다.

조 소장은 "서류와 면접점수 집계를 면접 자리에서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상황상 그렇게 하지 못한 행정적 절차의 잘못은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서류점수는 다소 낮았지만 실무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모든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사람을 뽑으려 한 것이지 사심은 전혀 없었으며, 심사위원들도 이 점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또한 "면접 심사위원들과 논의하는 자리에 있었던 허 전 국장에게 내가 '우리 조직에서 가장 합당한 사람이 누구인 것 같냐'고 묻자, 허 국장이 '서씨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었다"면서 점수 조작을 자신이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에 허 전 국장은 "그 자리에서 서씨와 일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조 소장이 점수를 조작하고, 직원인 김모씨에게 채점표를 컴퓨터로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조 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반박했다.

한편 광명시는 자봉센터가 서류조작으로 직원을 채용한 것이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7일 법률자문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광명시는 자봉센터가 점수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시 감사실에게 간단한 조사를 한 후 사안을 마무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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