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정상화 항의집회장은 기념촬영장

                      강희범 <경인운수       노조위원장, 민주노동당 광명시위원회부위원장>
강희범 <경인운수 노조위원장, 민주노동당 광명시위원회부위원장>
지금 광명시는 철도공사 사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거리곳곳에 걸려 있다. 이것은 단지 철도공사 사장의 발언을 규탄하는의미를 넘어 광명역 축소, 폐지, 영등포역 정차 검토가 광명시에 미칠 파장을 걱정하고 광명역이 본래 기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시민들의 불안감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 그 동안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방향을 상실해 근본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광명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계획에도 없던 지방정차역이 국회의원 등의 정치적 이해와 압력이 작용되면서 당초의 고속철 운행 속도와 운행시간에 비해 턱없이 후퇴하면서 ‘저속철’의 오명을 쓰게 되었다. 정부와 정치인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다.

12일 철도청 본사 앞에서 철도공사 사장의 발언을 규탄하고 광명역을 살리고자 1천여명의 7개시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항의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 항의집회는 집회취지를 훼손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구태가 또 한번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철도청 앞에서 광명시장을 시작으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엄중하게 항의해야 할 1인 시위장이 일부 시, 도의원 뿐만 아니라 출마 예정자들까지 합세해 기념촬영장으로 변질되어 갔다.

환한 미소로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수행원이 촬영기사 역할을 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승리의 브이자가 광명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표현인지 자신들이 항의집회에 참여해서 스스로 대견해하는 것인지 그 의미를 이해하지 힘들었다.

기념촬영은 “이 자리에 무엇을 위해 왔느냐?”는 시민들의 항의로 중단됐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광명역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일부 정치인들의 행위로 짓밟힌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광명역이 정상화하지 못한 데에는 정부당국의 책임도 크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지역 정치인들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일까지 뒤로 미루고 항의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항의집회에 참여했다는 증거물을 남겨 이후 홍보물에 사진을 쓰려고 하는 그들의 속내에 쓴 웃음만 나올 뿐이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광명역 정상화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할 것이 아닌가?

기념촬영을 한 분들은 촬영에 앞서 광명역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본인들이 광명역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숙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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