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있으면 간암 발병률 100배 이상 높아

얼마 전 간 건강과 관련된 두 개의 광고가 있었는데, 하나는 차두리 선수가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재밌게 부른 광고였고, 다른 하나는 대한 간학회에서 간염의 위험성을 주의시키기 위해 간질환의 나쁜 경과를 다소 두렵게 보여준 광고였습니다. 차두리 선수의 광고는 다소 과장이 있었지만 판촉을 위한 메시지를 잘 전달한 대표적 사례이며, 대한간학회의 광고는 좋은 내용이 다소 부담스럽게 전달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간 때문이야~' 최근 차두리 선수가 출연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광고
▲ '간 때문이야~' 최근 차두리 선수가 출연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광고

우선 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여러 종류의 성인병과 만성 간 질환, 간을 제외한 여러 장기의 암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지만 다양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기에 피로하다고 무조건 간을 탓해서는 안됩니다.

초기 간암은 거의 증상이 없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피로 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간암의 원인은 한가지로 한가지로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90% 이상에서 B형 간염, C형 간염 혹은 알코올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한 간경변을 기저 질환으로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은 피로하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간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A형 간염이 증가함에 따라 백신 접종을 받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고, A형 간염에 걸려 손상된 간이 간암을 유발할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A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고 간암의 위험인자로 분류되지도 않습니다. 물론 일부 A형 간염 중 본래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거나 전격성 간염의 경과를 밟는 환자에게 A형 간염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형 간염에서 회복되면 면역력을 갖는 항체가 생기게 되며, 추후 간암 및 만성 간질환의 위험 요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간암은 유전되는 질환일까요?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은 B형 간염입니다. 과거에는 B형 간염인 산모가 특별한 조치없이 출산하게 되는 경우 자녀들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유전이라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간암은 유전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간염이 있으면 간암 발생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현저히 높습니다. B형 간염의 경우에는 100배 이상, C형 간염의 경우 10배 이상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다 같은 경과를 밟는 것은 아닙니다. 간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투약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음주와 근거 없는 건강기능식품의 남용도 막아야 합니다.

간암의 예방은 ▲B형 간염 예방접종 ▲문신, 피어싱 등 피부에 손상이 있는 시술을 받을시 감염에 대해 안전한지 확인해야 하며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거나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은 금주해야 하고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는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영상학적 검사를 받으며 ▲건강검진결과 간 기능 이상이나 종양이 의심되면, 원인에 대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문의 : 성모길내과 02-2060-5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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