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보다 무서운 합병증…혈당조절이 살길

                                                                                   ▲ 길욱현 <성모길내과 원장, 본지 자문위원>
▲ 길욱현 <성모길내과 원장, 본지 자문위원>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이 원활하지 못해 음식에서 섭취한 에너지가 세포 내에 저장 되지 못하고 혈액으로 떠 있다 소변으로 나가는 병입니다.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다보니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을 자주 보고 체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약 20%는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상태에서 건강검진이나 다른 병으로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통해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됩니다. 증상도 없고,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지도 않은데 당뇨병 약을 꼭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병 치료는 꼭 받아야 합니다. 왜일까요? 당뇨병보다 무서운 당뇨병 합병증 때문입니다.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동맥경화증이 진행되어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미세혈관 합병증에는 눈에 나타나는 망막병증, 콩팥에 단백뇨가 생기고 심하면 투석까지 하게 되는 신증, 발기 부전이나 발 신경이 따갑고 저림감이 생기며, 심해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의 뜨거운 물에도 무감각해지는 말초 신경병증도 있습니다.

큰 혈관에 발생하는 대혈관 합병증에는 머리에 나타나는 뇌졸중, 심장에 나타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발로 가는 말초 혈관에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족부괴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자율신경에 변화가 와서 구토, 변비, 설사가 반복되거나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수 있으며, 감염에 잘 걸리게 됩니다. 눈에는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잘 발생하며, 성기능 장애, 치주 질환에도 쉽게 노출됩니다.

당뇨병 합병증 초기에는 이미 합병증이 와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경우 시력에 이상이 없고 발에 부종도 없지만 합병증 검사를 해 보면 벌써 망막 출혈이나 단백뇨가 동반되어 있는 환자가 약 30%에서 발견됩니다. 따라서 당뇨병으로 진단받음과 동시에 당뇨병 합병증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데도 모르고 지냈는지 여부를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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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서울아산병원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5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쪽은 이전 치료법대로 혈당을 200mg/dl로 조절했고 다른 한쪽은 경구약에 인슐린 치료를 해서라도 정상에 가깝게 혈당조절을 했는데, 7년 후 엄격히 혈당 조절을 한 쪽에서 미세혈관 합병증이 3분의 1로 매우 낮았고 15년 후 심근경색도 줄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이 무서운 당뇨병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길입니다. 또한 혈당조절 이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되어 있는지 검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당뇨병 합병증이 나타난다 해도 엄격한 혈당 조절, 혈압 조절, 고지혈증 치료와 금연을 한다면 더 이상 합병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당뇨병 치료해야 하나요 ? “ Ye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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