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린 영수증..조합장에게 입금된 돈의 정체는?

                                                                                   ▲ 광명시장 조합이 시 보조금 중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 감사실이 조사에 나섰다.
▲ 광명시장 조합이 시 보조금 중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 감사실이 조사에 나섰다.
광명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광명시장 조합’)이 화장실 운영비 명목으로 매년 2,400만원씩 지급되는 광명시 보조금의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본지에 보도(지면 2011년 10월 5일자, 인터넷판 10월 9일자)된 후 광명시 감사실이 광명시장 조합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광명시 감사실는 조합장 개인통장으로 업체에서 입금된 돈이 보조금의 일부인지 여부를 전, 현직 조합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전 조합장 김모씨는 “화장실 비품 구입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영수증을 시에 제출했고, 차액을 납품업체로부터 돌려받아 개인통장으로 관리했었다”고 양심선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현 조합장 안모씨가 특정업체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받아 온 개인통장이 발견되면서 보조금을 빼돌리는 불법행위가 현재까지 계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는 현 조합장 안씨가 물품대금을 부풀려 대금의 일부를 돌려받는 식으로 보조금의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면서 조합장과 조합 이사진 전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조합장 안씨는 개인통장과 보조금은 무관하다고 의혹을 부인하면서 조합원 등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며, 이에 현 조합의 임원들과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던 염모씨가 안 조합장을 횡령혐의로 고발할 방침이어서 이 문제는 법정싸움으로까지 일파만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명시에 따르면 안 조합장의 개인통장에 지속적으로 돈을 입금한 업체는 광명시장에 화장지와 청소비품을 납품하는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 조합장은 돈을 받은 업체와 무슨 관계인지, 돈이 입금된 경위가 무엇인지 답변을 회피하면서 "조합에서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해왔었다"고 말하다가 최근에는 “화장지를 구입한 금액에 대해 업체로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를 받은 것이고, 전 조합장 시절부터 마일리지로 받아왔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 조합장은 “마일리지 적립은 들어본 적도 없다”며 “부풀린 영수증에 대한 차액을 업체로부터 되돌려 받았었다”고 밝혔다.

김 전 조합장은 또한 안 조합장이 보조금 의혹으로 시끄러워지자, 자신에게 전화를 해 보조금 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며 자신은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안 조합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화를 하긴 했지만 보조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한 적은 없으며, 보도내용을 보고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엇갈리는 주장은 이 뿐만이 아니다. 보조금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광명시청 생활경제과와 보조금 문제를 증언한 김 전 조합장은 서로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평재 생활경제과장은 보조금 의혹이 불거진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조금을 빼돌렸다고 말했다던 김 전 조합장을 직접 찾아가 물어봤더니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보도 내용을 다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조합장은 “시청에서 생활경제과장이 찾아왔길래 사실 그대로 다 말했고, 문제가 있다길래 내가 법적 책임까지 지겠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며 “공무원이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과장은 "나한테는 분명히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더니 그 사람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시청 감사실에서 김 전 조합장은 "부풀린 보조금 영수증을 시에 제출한 후 업체에서 차액을 되돌려 받아 개인통장으로 관리했고, 이를 화장실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증언했으며, 조합의 보조금 의혹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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