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민들만 골탕먹는 공영주차장

                      ▲ 문종철   기자
▲ 문종철 기자
얼마 전 K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서 강사가 학생들에게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 손을 들라”고 하자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요즘처럼 경기가 불안할 때 한번 들어가면 철밥통인 공무원이란 직업은 그야말로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닐까?

최근 공영주차장을 취재하면서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시민들은 주차관리원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용감한(?) 시민은 싸움도 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주차관리원의 욕설과 멱살잡이 뿐이다.

화가 난 시민들의 최후의 보루는 ‘광명시에 바란다’라는 유일한 민원창구 뿐이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큰 기대를 하는 시민도 없겠지만, 공무원들 역시 예상을 저버리지 않는다. ‘행정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속하게 해결하겠습니다'는 답변 뒤에 행동은 없다. 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은 뻔하다. 예산 때문이라는 말은 기본이다. 현장지도를 했다고 말한다. 교통행정과는 ‘고통행정과’라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고 생색낸다.

교통행정과 담당 주사는 50명이나 되는 주차관리원을 모두 만나 법대로 하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고 한다. 정말 광명시에도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있다니 월례회 때 표창장이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 보니 달라진 게 없다. 이 지경이지만 담당 과장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뒷짐만 지고 있다는 식으로 신문에 기사가 실렸다면서 불평만 늘어 놓는다.

공영주차장에서 시민들이 고스란히 골탕을 먹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는 광명시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광명시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일하는가. 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혈세를 축내고 있는가?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