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에게] 소통의 리더십

국토해양부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조건으로 하안동에 2개의 지하철 역을 건설해 주겠다는 제안을 이효선 시장이 거절했다는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차량기지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종합운동장을 건립해주면 찬성하겠다고 했지만 6일이 지나도 국토해양부의 답변이 없어 바로 반대공문을 보냈다는 것이 이 시장의 해명입니다.

이 사실은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은 물론이고, 광명시민들 역시 몰랐습니다. 차량기지이전을 조건으로 하고 있으나, 하안동에 지하철이 들어설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6일이란 짧은 시간에, 시장 혼자만의 판단으로 물거품이 됐다는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고, 아집과 경솔함으로 일관된 그의 행태에 또 다시 리더로서의 자질론이 불거집니다.

시장은 국토해양부와의 재협상 테이블을 열고, 시민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자는 제안에 대해 “고위층이 결정할 문제다. 공청회는 필요없다”며 일언지하에 거부의사를 표명합니다.

그가 말하는 고위층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저는 광명시장이 광명시민들을 ‘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마치 먹여주고 돌봐준 개가 주인의 은혜를 모르고, 물려고 덤비는 형상을 연상케 합니다.

차량기지이전을 조건으로 하는 지하철 유치문제는 그 찬반을 떠나 광명시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시장이 나서서 찬성하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광명시민들의 의견이 먼저 수렴되어야 합니다. 광명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시장이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주인인 ‘광명시민’이 결정해야 합니다.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리더로서 너무나 치명적인 평가입니다. 임기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처음이나 지금이나 ‘소통’의 부재는 계속됩니다. 이제 사람들은 시장을 포기했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광명시의 어떤 고위직 공무원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시장에게 이런 것 좀 충고해서 바꿔 나가게 해보세요!”

그가 웃으면서 농을 던집니다. “어차피 내년이면 알아서 사람들이 바꿔 줄 텐데 내가 나설 필요가 뭐 있어!” 귀는 없고, 입만 두 개인 시장에게 이야기 했다간 말 한마디 못하고, 2시간 동안 호통을 들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몇년전 이런 개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도무지 말도 안되는 회장의 지시에 울며 겨자먹기로 일을 수행합니다. “왜? 무엇 때문에?”라고 항변이라도 하면 단번에 “회장님의 방침일세”라는 답이 나옵니다. 회장님의 방침이 곧 법이요, 진리였던 셈이지요.

시간이 흘러 요즘에는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유행어가 뜹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니 생각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이효선 시장은 아직도 자신의 방침이 법이고 진리라 착각하나 봅니다. 그러면 요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회장님의 방침이라고?
그건 니 생각이고~~~”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