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욱 "단체장 길들이는 것이 의원이 할일인가"

조상욱 광명시 생활체육협의회장이 씨름장 건립예산삭감과 관련, 시의원들을 겨냥해 공개 석상에서의 유감표명에 대해 광명시의회는 21일 의원총회 후 기자회견을 열어 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시설공단을 반대한 시의원들을 기자회견장에서 비판한 이효선 시장에 대해서는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 심중식 의장이 이효선 시장의       사과와 조상욱 회장의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5월 임시회에서 진면목을 보여줄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하고 있다.
▲ 심중식 의장이 이효선 시장의 사과와 조상욱 회장의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5월 임시회에서 진면목을 보여줄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 날 기자회견장에는 심중식 의장을 비롯 박영현 부의장, 박은정 운영위원장, 오윤배 자치행정위원장, 이병주 복지건설위원장, 권태진, 김동철, 나상성, 문현수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씨름협회 관계자 10여명이 기자회견 모습을 지켜봤다.

의원 대표로 보도자료를 읽은 박은정 운영위원장은 “광명시 체육발전의 최대 걸림돌은 의회가 아니라 조상욱 회장”이라며 “광명시 재정상태와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면밀한 심의와 토론을 거쳐 삭감시키며 의회 본연의 의무를 다한 것을 두고 마치 의회가 체육발전의 걸림돌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위원장은 “시장의 최측근으로 체육과 관계없는 분야까지 이름이 거론돼 체육인들에게 불명예를 안겨 준 장본인이 의회를 향해 막말한 책임을 지고 회장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효선 시장에 대해서는 “특정의원을 거론하며 마치 사익에 근거해 반대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의회의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했다”며 “이효선 시장은 생각이 다른 의회나 의원을 상대로 대화와 설득이 아니라 비난과 협박을 통해 해결하려 하면서 의회와의 신뢰를 깨는 말과 행동을 자중하고,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효선 시장의 사과와 조상욱 회장의 사퇴를 촉구를 결의했지만 이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월 임시회에서 두고 보자는 입장일 뿐,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없는 상태다. 이에 시의회가 알맹이 빠진 형식적이고 뒷북치는 대응으로 시의회의 위상만 하락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심중식 의장은 구체적 대응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시종 “5월 임시회에 시설공단이 다시 상정되면 왜 안되는지 조목조목 따질 것이고, 조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임시회에서 의원들의 한마음을 모아 진면모를 보여주겠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한 회견장에 참석한 시의원들은 내용없는 기자회견을 왜 하냐는 기자들의 지적에 “의원들이 13명이다보니 의견들을 모으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하기도 하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조 회장이 요구한 시의원과 체육인들의 공개토론에 대해 조 회장이 사퇴하기 전에는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시 집행부나 시민단체가 요구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조상욱 회장은 시의회의 기자회견과 관련, “예산을 삭감하든 통과시키든 의회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 못해 주겠다고 삭감한 직후 만나는 의원들이 5월에는 해주겠다는 것이 황당하다”며 “시의원들은 4월에 안 좋던 경기가 5월에는 금방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일단 무조건 삭감하고,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의 장들을 줄 세우기 하고, 길들이는 것이 의원들이 할 일이냐”며 “시의회는 성역이 아니고 잘못이 있으며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상욱 회장은 21일 체육인 총회를 소집, 체육인들의 의견을 모아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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