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최초 동계체전 은메달 거머쥔 장혜승 선수

“피겨 스케이트에 푹 빠져 살아요. 엄마, 아빠는 가정형편 때문에 걱정하시지만 김연아 언니보다 더 장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광명에도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예비 은반의 여왕이 있다. 광명북중 3학년으로 김연아 모교인 ‘수리고’에 스카우트된 장혜승 선수(16)가 그 주인공이다.

혜승이는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피겨스케이트를 시작해 만 3년이 채 되지 않아 5단계나 급성장하며, 경기도 대표로 동계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총 9단계로 등급이 나뉘어지는 피겨에서 김연아는 최상위인 8급이고, 혜승이는 4급이다. 4급이면 국가대표상비군 전단계로 보면 된다. 보통 4등급이 되려면 8년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할 때 혜승이의 실력향상은 괄목할만하다.

이런 성과는 발에 진물이 나고, 스케이트날이 휘어질만큼 지독했던 혜승이의 연습 때문이다. 아직 실력은 김연아처럼은 아니지만 피겨를 좋아하는 순위로 따지면 국가대표급이다.
혜승이는 164cm, 46kg으로 피겨하기에 신체조건이 좋다. 팔, 다리가 길어 동작 하나를 해도 크고 아름답다. 점프가 뛰어난 혜승이는 수준급 선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더블악셀 2바퀴 반을 마스터하며 기량을 과시한다. 고등학교 졸업 전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싶다.

그러나 혜승이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어려운 가정형편이다. 한 켤레에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스케이트를 바꾸기도 어렵고, 아이스링크 대관료를 내기도 힘들다. 혜승이 아버지는 용달차 기사이고, 어머니는 한약방에서 약재를 달여 배달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큰 대회를 앞두고 미국으로 훈련을 떠나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혜승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을 할 수밖에 없다.

어머니 정인숙(53)씨는 피겨선수들에 대한 도와 시 차원의 지원이나 기업인들의 후원이 있는 타 지역과는 달리 광명은 이런 지원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동계체육에 대해 별반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체육꿈나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기초체력을 만들기 위한 어렵고 고된 지상훈련도 빙판에 설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혜승이는 오늘도 마냥 즐겁다. 혜승이는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도 빙판을 떠나지 않고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한다. 혜승이가 세헤라자데와 놈.놈.놈 OST에 맞춰 새처럼 자유롭고 가벼운 몸짓으로 은반을 수놓는 요정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후원문의 광명시청 문화체육과 02-2680-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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