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교체로 분열된 교육계 추스려야

이제부터 교장선생님을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역사교과서 교체를 반대하던 한 고등학교 선생님이 착찹한 마음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같은 교육자이면서 교사들에게 비교육적 행태를 강요하는 교장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울먹입니다.
MB 정부의 역사교과서 교체강요는 우리 교육계를 이간질 시켰습니다. 정부의 강요에 못이겨 힘없는 교장들은 교사들과 학생들의 반대에 눈을 질끈 감아 버립니다. 학생들은 역사교과서 교체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교사들은 1인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교장 선생님도 역사교과서 교체강요가 부당한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MB는 교장들의 인사권을 쥐고 흔들며 불이익을 받기 싫으면 교육자의 양심을 버리라 합니다. 마치 일제시대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쪽발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외압에 못 이겨 교장들은 제자들에게, 그리고 후배 교육자들 앞에서 권력에 굴복하는 비굴한 모습으로 고개를 떨굽니다. 생각없고 권위적인 대통령 덕에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학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합니다. 좌편향 교과서로 교육받은 우리 세대들은 모두 빨갱이인가요.

MB가 물러난 후 우리 후손들이 배우게 될 역사교과서에는 ‘대통령이 교육자들에게 교육자의 양심을 버리고 권력에 복종하라는 정치적 외압을 넣었다’는 부끄러운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되겠지요. 왜곡된 역사는 언제든 심판받게 마련입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최대 유행어를 아십니까. 지휘자 ‘강마엷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고, 실력도 형편없는 사람을 가리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똥!덩!어!리” 저는 이 유행어가 이명박 대통령과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똥덩어리는 온 나라를 더럽히고 냄새나게 만듭니다. 똥덩어리 주변에는 똥개들이 뭐 좀 먹어보겠다고 바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교체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학교들이 내부적으로 더 이상 분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내부의 갈등은 결국 아이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정작 문제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뭐든 맘대로 해도 된다는 유아적 발상을 가진 ‘똥덩어리’가 아닐런지요. 똥덩어리는 무서워서 피할 것이 아니라 더럽고 냄새나니 치워버려야 할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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