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횡포에 맞선 중소슈퍼의 원가판매

우유업계 1위를 달린다는 서울우유. 동네 슈퍼마켓에서 유독 비싼 이유는 뭘까. 동네 슈퍼마켓에서 2,250원에 판매되는 1리터 백색우유의 원가는 리터당 704원. 여기에 서울우유가 각종 비용을 붙여 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대략 1,450원 전후이고, 대리점이 30%가 넘는 마진을 붙여 일반슈퍼에 입고되는 가격은 1,950원이며, 여기에 13%의 마진을 붙여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원가 704원의 우유가 중간유통과정을 거치고 나면 3배가 넘는 2,250원짜리로 둔갑하는 셈이다. 서울우유측은 많은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최종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해명하지만 본사-대리점-소매점의 짧은 단계를 거치는 것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김남현       이사장이 서울우유의 가격횡포에 소비자들과 중소슈퍼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서울우유 원가판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김남현 이사장이 서울우유의 가격횡포에 소비자들과 중소슈퍼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서울우유 원가판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이하 KOSA)는 서울우유가 올 초 1,800원이던 것을 지난 7, 8월에 걸쳐 30% 가까이 가격을 인상하고, 중간유통마진으로 폭리를 취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서울우유 원가판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이사장 김남현) 소속 50여개 슈퍼마켓 매장에서는 ‘서울우유 1리터 1,950원 노마진판매’라는 플랫카드를 걸어놓고 서울우유에 맞서고 있으며, 그동안 서울우유의 부당한 가격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비조합원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김남현 이사장은 “원유값이 리터당 584원에서 704원으로 겨우 120원 인상됐지만, 최종 소비자들은 이보다 3배 이상 비싸게 우유를 사먹고 있다”며 “서울우유가 소매마진보다 몇배나 높은 도매마진을 대리점에게 챙겨주며 폭리를 취하고,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왜 이렇게 우유가 비싸냐고 물을 때가 많고,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아예 대리점에서 입고되는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며 “서울우유 본사와 대리점은 챙기고, 소비자와 중소슈퍼들은 죽어가는 현재의 가격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우유측은 “대리점이 1차 고객이라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며 현 가격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 이사장은 “우유가 MB물가관리 52개 품목에 해당되지만 안정되지 못한 이유는 서울우유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타 회사 우유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가격 인상요인이 생기면 실제 인상분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대기업의 횡포를 버젓이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우유측은 원가 판매를 하는 중소 슈퍼에 아예 물건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KOSA는 “입고가 판매를 한다고 해서 물건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뜻”이라며 “대리점은 물론 모든 가격정책을 뒤에서 조정하는 것은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하므로 서울우유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대규모 항의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히고 KOSA와 서울우유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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