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답답합니다”
많은 축제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대중의 음악이 곧 예술’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08 광명음악축제. 한 해 쉬는 한이 있어도 축제의 정책과 방향을 세워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여론을 무시하고 이효선 시장은 축제를 강행합니다. 작년까지는 음악밸리를 전제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전 연령의 시민들이 원하는 음악도시를 지향해 지역축제로서 제1호 음악축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힙니다.

그렇게 약속했지만 시간은 다가오고 축제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된 것은 없었습니다. 박은정 광명시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축제 준비상황을 물으니 이효선 시장이 답했습니다. “잘 안되다가도 갑자기 되는 게 축제”라고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발언에 시장은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시장은 애당초 음악축제를 안하겠다고 했습니다. "작년 축제는 전임시장 때 세운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며 "그런 걸 왜 하느냐"고 공공연히 떠들었습니다. 그러던 시장의 태도가 바뀐 것은 작년 축제에 많은 시민들이 구경나온 현장을 목격하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시민들 앞에서 광명시장이라 소개 받으며 인사말씀 한마디 할 수 있으니 자신을 위한 홍보라는 생각에서였을까요. 아무튼 그 때부터 음악축제는 안한다는 쪽에서 한다는 쪽으로 급선회합니다.

안되다가도 갑자기 되는 게 축제라던 이효선 시장은 작년에 이 축제를 맡았던 외부 기획사에 올해 또 다시 축제를 통째로 맡깁니다. 4억 5천만원의 예산 중 3억 3천만원이 이 기획사에 들어갑니다. 작년 축제 당시 이 시장은 기획사 사장을 불러 관객 동원만 된다면 올해 음악축제도 맡기겠다고 약속했답니다. 광명시에서 가장 큰 축제라 할 수 있는 음악축제의 기획과 방향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기획사는 음악도시를 한다는 광명시의 입장 따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관객만 동원하면 장땡이라는 시장의 입맛에 맞추려는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광명의 정책도, 비전도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느 행사와 마찬가지로 몇몇 이름 있는 가수들을 출연진으로 배치하는 얄팍한 기획력이면 이 행사는 끝이 납니다. 물론 이들의 의도대로 사람들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광명시는 3일간 4만 5천명의 관객이 찾아왔다고 자위합니다.

그러나 관객동원에 성공했다고 해서 광명시가 음악도시가 되지는 않습니다. 3개월도 안되는 준비기간, 지역사회 인프라의 참여도, 양성도 없는 기획사의 잔치에 광명시가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광명시가 11월중 음악축제와 관련한 공청회를 한답니다. 의견을 수렴해 축제를 계승해 나가겠다는 이야깁니다. 관객동원에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지역축제를 정비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개인의 정치적 욕심보다 앞서는 속 깊은 이는 없을까요.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광명음악축제의 정체성과 이효선 시장의 마인드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 같습니다. 3일간 4억 5천만원 쓴 광명음악축제, 독자님들께서는 무엇을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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