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센터장으로 부임한 장효준 전 충현고 교장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그리워지는 선생님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충현고등학교 장효준 교장이 지난 8월 26일 37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스물 여덟에 체육교사로 교직에 발을 디딘 그는 광명에서 청춘을 바쳤다. 광명고등학교를 검도 명문으로 육성했고, 안서중학교 교장 시절 육상부를 조직해 소년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2005년 9월 충현고등학교 교장이 됐다. 그는 비평준화 지역인 광명에서 다들 부임하기 싫어하는 충현고에 자청해서 부임했다. 교단에서 마지막 남은 열정을 충현고 아이들을 위해 쏟아 붓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침울했던 충현고가 시끌벅적한 충현고로 달라지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아이들이 학생의 면모를 찾게 되는 변화가 기뻤다. 아이들과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 했다. 겉으로만 무서운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인생선배가 되고, 친구가 됐다. 충현고 교장으로서의 3년은 교직생활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보람된 일이었다.

충현고가 달라졌다!

장효준 교장이 부임하고 충현고는 달라졌다. ‘충현대학’이라 불리울만큼 느슨했던 등교시간과 아이들의 학교 생활은 타이트해졌다.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교문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광경도 흔히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었기에 인근 주민들은 마냥 신기하다. 등교시간이 널널한 충현인은 이제 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피곤했지만 갑작스런 변화가 그리 싫지 않았다.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눈길이 그립고, 선생님의 관심에 목말랐던 아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그를 따랐다. 장효준 교장은 그렇게 아이들의 기를 살렸고, 아이들은 이제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충현관-충현당 만들어

충현고 교장으로 재임시절, 그는 숙원사업이던 체육관을 지었다. 농악부, 태권도부 등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변변한 연습공간조차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충현고 체육관의 필요성을 지역에 알렸고, 지역사회와 연대해 2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창고를 개조해 독서실 ‘충현당’을 만들어 아이들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학교내에서 통용되는 자체 화폐를 제작, 선행한 학생들에게 지급해 매점을 무료 또는 할인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새로운 출발점 - 국민체육센터

그는 37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했지만 여느 때보다 더 바쁘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 첫번째 도전이 철산1동에 위치한 국민체육센터의 센터장으로 일하는 것이다. 국민체육센터는 시민들의 체육공간확충을 위해 건립했으나, 열악한 시설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했던가. 그는 “체육인으로서 경험을 살려 여생을 광명시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센터장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학창시절 축구, 유도, 레슬링 선수로 뛰었고, 지금도 운동 하나는 자신있다. 그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함께 하면 좋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 굳게 믿으며 국민체육센터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

몽골체험학습도 추진

“중국은 백두산을 자기 땅이라 하고,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한국은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두 나라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는 이런 현실을 타파하고 국력을 강화하는 길은 ‘교육’ 밖에 없다고 본다. 몽골 체험학습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취지에서 교육자로서의 그의 두번째 도전인 셈이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 온 그는 청소년들에게 세계를 정복한 징기스칸의 호연지기를 심어주고, 지식과 지혜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하는 체험학습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다시 태어나도 교육자로 살고 싶어

“교장 선생님 퇴임하시기 전에 꼭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퇴임을 며칠 앞두고 한 학생이 교장실에 찾아와 말을 꺼낸다. 평소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아이였는데 용기를 내 교장실에 온 것이다. 이 아이는 교장선생님의 퇴임 전날 교무실에서 그 동안 연습했던 플룻을 연주했다. 아무리 화통하고 씩씩한 교장선생님이라 해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다. 장효준 교장은 말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교육자로 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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