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투자기피..경전철역과 가까울수록 집값 하락

실시협약체결 막판 진통 속사정

광명경전철 사업이 고려개발과 금융권의 조율문제로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으면서 소하택지, 역세권개발과 발맞춰 경전철을 개통하겠다는 광명시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명시와 우선협상대상자인 고려개발 컨소시엄은 양측이 합의한 광명경전철 실시협약안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실시협약을 즉시 체결해 사업을 본격 착수할 전망이었다.

광명시는 실시협약 체결 후 설계, 교통영향평가, 환경성 평가, 각종 인허가, 도시계획시설 결정, 실시계획승인 등의 절차를 조속히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착공해, 2012년 10월 개통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12일 광명시와 광명경전철주식회사의 실시협약 체결은 돌연 연기됐다. 광명경전철 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인 고려개발측은 회사 내부에서 광명시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실시협약안에 대해 금융투자자들과의 조율을 더 거쳐야 할 필요가 있어 실시협약체결을 연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광명시에 통보했다. 광명시의 요구조건을 수용한 실시협약에 부담을 느끼는 금융권과의 내부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시협약안은 그동안 논란이 돼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었던 민간사업자에 대한 적자보전을 광명시가 하지 않고, 토지보상비와 지가상승보상비를 전액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현대-금융권 투자에 소극적

광명시는 “쌍방이 합의한 실시협약안이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한후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사례가 없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최초 사업제안 당시와 달라진 조건에 대해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다시 산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광명경전철 주식회사의 최대주주는 25%의 지분을 가진 고려개발이고, 현대산업개발이 15%, 은행주가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대표는 고려개발 이병현 부사장과 현대산업개발 김성일 상무다.

시의회, 경전철 특별회계조례 부결

한편 광명시의회 복지건설위원회는 지난 8월 29일 광명시 집행부가 제출한 ‘광명시 경전철사업 특별회계 설치 및 운영조례안’을 시기상조라며 부결했다.

손인암 의원은 "금융권과의 난항을 겪고 있어 실시협약체결이 연기됐고, 광명시가 일단 일을 추진했다 무산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사업자 말만 믿고 광명시가 일할 수는 없는 일이며 고려개발이 금융권과의 조율을 끝내고 광명시와 광명경전철주식회사의 실시협약이 체결한 후에 통과시켜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광명시의회는 실시협약이 체결된 후 임시회를 소집해 조례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고려개발, 현대 배제후 사업추진가능

그러나 실시협약 체결시기에 대해 광명시와 고려개발의 말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광명시는 언제쯤 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손 의원의 질의에 “9월 중 가능하다”고 답했으나, 고려개발은 “아직 금융권과 투자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누구 말이 맞는지는 시간이 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 관계자는 “고려개발에서 현재 실시협약 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하고 두산 계열의 다른 업체와 손을 잡을 방안까지 계획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광명시 부담금 450억원대

지하철 7호선 철산역에서 안양 관악역까지 총 10.275km를 연결하는 광명경전철사업은 내년 1월 착공, 2012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광명경전철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 합의한 실시협약안이 민간투자투자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된 상태다.

광명경전철사업의 총사업비는 2003년 기준 4,242억원(건설비 3,180억). 이 중 광명시 부담금은 352억이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450억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명시는 경전철 수요증대를 위해 목동 등과의 연계를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친환경교통수단 경전철

경전철이 광명에 건설될 경우 주변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종합기술이 평가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의하면 공사시 작업장비와 토지공사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도는 개착구간(철산3,4동)과 차량기지 등에서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 환경오염물질이 평상시보다 높게 발생하나 환경기준치를 만족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대기오염을 낮추는 방안으로 공사구간에 주기적인 살수, 방진망 설치, 차속규제 등이 제시됐다. 한편 사업시행자측은 전기로 운영되므로 완공 후에는 오염물질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광명시 관계자는 "일본, 싱가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검증된 차량으로 전기를 이용해 친환경적이고 고무차륜으로 소음과 진동이 적으며 무인운전을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전철 공사 중 토사유출로 인한 오수는 배수로, 침사지 설치로 감소시킬 예정이며 경전철 운영시 각 정거장 오수처리는 철산1,2역, 하안역의 경우 자체처리시설, 그 외 정거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 연계처리하게 된다. 하루 48.52㎥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차량기지 오, 폐수의 경우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자체처리 후 하수종말처리시설에 연계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중 소음, 진동 대책 마련해야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 진동은 공사시 기준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방음벽 설치 등 소음, 진동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다. 초안에 의하면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상가, 학교 등 계획노선 주변 정온시설 중 18개 시설의 경우 경전철 공사가 진행될 때 소음규제기준치(주거지 65m 상가 70, 학교 55db)를 초과하고 3개 시설물에서 진동규제기준(65db)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음, 진동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건설장비 분산투입, 저소음 장비사용, 방음벽 설치, 방학 및 하교 후 공사 시행, 선굴착 매입공법 등이 제시됐다.

토지보상절차 어떻게 되나?

경전철사업으로 인한 토지보상절차는 어떻게 될까. 경전철 사업으로 인한 편입용지는 총 110.0㎡. 이 중 대지가 45.8㎡로 전체의 41.7%로 가장 많고 전(23.0%), 임야(16.0%), 답(8.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보상을 해야 하는 용지는 소하택지개발지역, 기아자동차 인근, 차량기지, 안양 지역 등으로 실시계획 후 보상공고, 감정평가, 소유주와 합의절차를 거쳐 보상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토지수용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상습정체구간 소통 다소 개선

광명시 주요간선도로의 상습정체가 경전철 운행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 (주)동림컨설턴트가 조사한 교통영향평가 초안에 의하면 광덕로, 오리로, 철망산길 등 주요간선도로의 정체가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속 2.8km로 평일 오전 8시부터 9시를 기준으로 가장 정체가 심한 실내체육관에서 우체국 사거리까지 구간은 시속 13.4km로 개선되며 시속 4.8km로 가던 중앙로(철산역 사거리~광덕초교 삼거리)는 시속 12.0km로 갈 수 있게 된다.

요금 858원..셔틀버스 환승할인문제 해결이 관건

지하철, 버스 등과 환승할인이 되지 않는 경전철 이용과 역이 소하동과 같이 주민들의 생활공간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경우 이용객의 불만도 예상된다. 광명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서울시와 경기도, 도시철도공사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환승할인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광명경전철 요금은 2003년 기준으로 858원에 합의됐으며 개통하는 2012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으로 결정된다. 운행소요시간은 편도 기준으로 17.5분, 요금은 858원이다. 용인경전철의 경우 2001년 기준으로 1,200원, 의정부가 2002년 기준으로 960원인 것과 비교할 때 저렴하다.

경전철 역과 가까울수록 집값은 하락?

경전철 정거장은 지상 6개소, 지하 2개소 등 총 8개. 이 중 환승역사는 3개이며 시발점은 관악역, 종점은 철산2역이다. 철산1역과 하안역은 오리로 중앙차선에 들어서게 되며 차량소통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대책마련도 요구된다. 역명은 가칭이며 운행하기 전 공모를 통해 다시 결정된다.

통상적으로 역세권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데 반해 경전철역 인근 부동산은 하락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상구간이 대부분인 경전철의 경우 아파트와 인접해 지나가는 경전철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시미관상의 문제와 도시의 단절을 초래해 오히려 집값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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