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조경 나대원 대표

                       @ 사진       윤한영
@ 사진 윤한영
“글쎄~ 걔가 옛날에 한 주먹 했어!”
그를 만나기 전 그의 광명중학교 선배, 동기, 후배들은 이렇게 말했다. 주먹깨나 썼다고? 궁금한 마음에 인터뷰 일정을 잡고, 드디어 그를 만났다. 한 주먹 했다던 그는 의외로 수줍음 많고 순박했다. 이 남자, 재미있다.

어릴 적 그는 개구쟁이로 말썽도 많이 피웠단다.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으니, 부모님 사랑이야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으리라.

그는 광명토박이다. 광명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일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철이 좀 들었다는 이 남자는 지금 조경회사 대표가 됐고,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클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나대원(44). 아~ 이 남자! 정말 자연을 닮았다.


# Episode 1
광명중 총동창회 지역봉사단장 나대원
클린캠페인은 후손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

구속받는 게 싫다는 그가 유일하게 흔쾌히 얽매이는 일이 있다. 작년부터 맡고 있는 광명중학교 총동창회 지역봉사단장이 그것이다. 광명중 총동창회 지역봉사단은 안양천, 구름산, 도덕산 클린 캠페인을 통해 광명의 환경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광명중 총동창회 지역봉사단은 광명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광명중 총동창회 지역봉사단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클린캠페인을 한다. 광명중 총동창회가 작년 6월 창립되기 직전부터 시작한 일이니 벌써 1년 넘게 해 온 셈이다.

“자연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들의 것이 아닙니다. 살기 좋은 고향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선배들이 당연히 노력해야 합니다. 급속하게 개발되는 광명에서 이제 우리가 물려 줄 자산은 안양천, 구름산, 도덕산 밖에 없습니다. 이 곳은 광명의 힘줄이고 생명입니다.” 그는 예전보다 많이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악취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안양천 클린캠페인을 10월부터 집중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광명중 총동창회 클린캠페인이 더욱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재학생 후배들의 참여도 이어진다는 것에 있다. 동문 후배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지역사회 봉사를 통해 내 고장에 대한 애착심을 고취시킨다. 그는 광명중 총동창회가 지금 펼치는 클린캠페인이 밀알이 되어 광명시민 모두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태안 앞바다 기름띠 제거에 재학생 후배들과 같이 참여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기름 냄새에 코를 막던 동문들이 나중에 시꺼먼 기름이 묻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바위 틈에 낀 기름을 열심히 닦아냈죠. 마음 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것입니다. 봉사라는 게 강요해서 되는 건 아니니까요.”

# Episode 2
열다섯 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한 ‘도둑놈’
100점 아빠 ‥ 0점 남편?

                      ▲ 교진이가 세살 때 나들이       가서 찍은 가족사진
▲ 교진이가 세살 때 나들이 가서 찍은 가족사진
사람들은 그를 ‘도둑놈’이라고 부른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 열 다섯 살이나 어린 아리따운 여자와 결혼을 했으니,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아내 김은지씨와의 만남은 우연치 않게 다가왔다. 그가 철산상업지구에 즐겨 찾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아내는 상냥하고 싹싹한 성격에 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이렇게 둘은 연인이 됐다. 누구나 그렇듯이 연애시절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 컴퓨터 게임 ‘리니지’에 미쳐서 크리스마스를 오붓하게 보내기는커녕 일찍 집에 들여보내고 게임방에 죽치고 있다 걸려 헤어질 뻔 했어요. 그 이후로 게임은 끊었지요.”(웃음)
서로 지척에 살았던 둘은 자의반 타의반, 본의 아니게 한눈 한번 팔지 않고, 그렇게 만났다. “친구들도 사귀는 걸 다 알고, 워낙 집이 서로 가깝다보니 어디서 뭘 하는지 레이더망에 다 걸리더라고요.” 이렇게 우여곡절 겪은 2년간의 열애 끝에 2002년 대한민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해, 둘을 결혼에 골인했다.

아내는 쑥쓰러워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가끔은 속상하다.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이런 마음 역시 말하지 않으니 아내는 알 길이 없을 터. 톡톡 튀는 개성 만점의 신세대 아내와 조금은 무뚝뚝한 남편은 가끔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하지만 투닥거리면서도 서로 잘 맞추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요즘 다섯 살 된 딸 교진이의 애교를 보는 재미에 세상 가는 줄 모른다. 아빠를 닮아 개구쟁이에다 터프(?)한 교진이의 모습을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틈만 나면 바라보는 자상한 아빠다.

# Episode 3
아직 걸음마도 못 뗐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인 나대원의 꿈

광명서초등학교 게이트볼장, 안양천 산책로 경계블럭 등을 시공한 청목조경은 연매출 6~7억의 작은 회사다. 적성에 맞을 것 같아 조경공부를 시작한 그는 2004년 11월 ‘청목조경’을 창립했다. 조경회사로서는 역사도 짧고 경험도 부족하다. 워낙에 규모가 큰 업체가 많은 조경업계에서 그의 말을 빌리자면 청목조경은 ‘아직 걸음마도 안 뗀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인 나대원은 포부가 크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시공노하우를 축적해 총체적 환경디자인회사로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광명시민들이 쓸 것인데 제대로 만들어야죠.” 고향 땅 광명에 대한 나대원의 애정이 묻어난다. 지역 기업인으로서 양심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청목 조경’의 장점은 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애착에 있다.

그는 광명시 개발사업에 지역 업체들의 참여 기회가 거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역기업이 참여하면 공사비가 경감되고, 이익은 주민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나대원 대표는 광명시가 지역업체의 실력과 성실도를 따져 참여기회를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Episode 4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나무처럼

그는 주목나무를 좋아한다고 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사는 나무’로 불리우는 주목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는 주목나무처럼 강한 생명력을 가진 살기 좋은 고향 땅 광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희망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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