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 8월초 광명시청으로 한 미혼모가 아기를 안고 왔다. 아이 엄마라 하기엔 너무 작고 갸날픈 이 미혼모는 18살이었다. 부산의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아이를 낳은 그는 아기를 입양시켜야 한다는 시설의 규정 때문에 그 곳을 도망쳐 친구가 사는 광명까지 왔다고 했다. 한참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나이에 열흘도 안돼 아기를 안고 떠돌아 다니게 된 것이다. 이 아이는 집과 학교가 싫어 가출을 했다. 친구들 역시 학교에 다니지 않고 가출한 아이들이 많았다.

◆ 학교부적응의 원인 = 원인은 다양하다. 대인관계기피로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거나 부모와의 관계에서의 문제, 학원폭력, 의존성이 강한 아이, 주의력 결핍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부모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하는 것에서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 증상 =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들은 ‘학교 가기 싫다고 무작정 떼쓰는 것이 아니라 ‘배가 아프다’라는 식을 구실을 찾아낸다. 꾀병을 앓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정말 배가 아픈 것이다. 이유없이 신경질을 내거나 공격성이 강해지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다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사회문제로 대두 = 이것이 심각해지면 ‘은둔형 외톨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년동안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안에서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가족과 식사도 같이 안한다.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가정에서의 불화와 폭력, 부모와의 대화 단절, 인터넷 게임 중독의 공통성을 보인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시절 따돌림을 당하던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 3명을 찔러 1명이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심지어는 부모를 살해한 경우도 있다.

◆ 광명시의 현황 = 청소년 대책이 미흡하다. 현재 청소년 문제를 상담하고 있는 기관은 광명YMCA가 운영하는 광명시청소년상담실과 각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상담소 외에는 무료시설이 없는 실정. 교육청에서 하고 있는 학교별 상담교사제도는 상담사 자격증 없이 몇 주만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배치했다. 광명시청소년상담실에 의하면 올해 학교부적응을 이유로 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은 초등학생 10명, 중고등학생 10명이다. 작년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신청자가 많지만 상담원이 모자라 무료로 운영되는 구로나 시흥 등지로 상담을 연결해 주고 있다.

◆ 대책 = 학부모들이 상담실이나 병원을 찾을 경우에는 상황이 심각해진 경우가 많다. 말수가 적어진 아이, 공부만 잘하면 별 문제없다고 그대로 지나친다.
학교부적응 문제는 한 가정의 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사회적 문제다. 한 학급에 적어도 한두명씩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학원폭력의 예방, 전문상담원 양성, 학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국가적,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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