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부지수용 논쟁에 주민불편은 뒷전

철산4동 도덕파크아파트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경계석이 철거되지 않아 자동차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인근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곳을 지나가는 한 운전자는 “야간에는 경계석이 잘 보이지 않아 우회전 시 위험할 수 있으며, 실제로 경계석에 걸려 사고도 몇 번 일어났다”고 전했다.

                      ▲ 길게 나온 경계석이 2차선       진입로를 거의 가로막고 있다
▲ 길게 나온 경계석이 2차선 진입로를 거의 가로막고 있다
도덕파크 진입로의 경계석은 오리로에서 철산구도로로 들어가는 차선이 작년 6월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옥에 티 같은 존재가 되버렸다. 도로 확장으로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주민들은 소통이 원할해졌지만, 경계석으로 인하여 도덕파크에서 우회전하여 2차선으로 진입할 때에 급커브를 해야할 정도로 불편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도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덕파크 주민들은 정작 경계석 철거에 적극적이지 않다. 도덕파크 주민인 지양현 임차인대표회장과 관리소 직원들은 오히려 “시당국이 경계석으로 인한 주민불편을 볼모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며 자신들은 경계석 철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계석 철거’가 핵심이 아니라 시당국이 도덕파크의 공유지를 부당하게 수용하려는 의도에서 현 사태가 야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안본1단지 재건축 공사와 함께 도덕파크 진입로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는데, 도로로 편입되는 도덕파크의 공유지 총553평을 일괄수용하지 않고 372평만 수용해 잔여지 179평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 이들은 광명시나 하안본1단지 재건축조합이 잔여지 179평을 함께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도덕파크에서 오리로를 가려면       1차선 차량을 피해 곡예운전을 해야만 한다
▲ 도덕파크에서 오리로를 가려면 1차선 차량을 피해 곡예운전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광명시청 주택과 관계자는 “수용대상인 부지는 현재도 경계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행정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될 문제를 굳이 주민들의 불편을 감수해가면서 경계석 철거를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경계석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받는다”면서 “주민들이 동의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경계석을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덕파크 관리소 관계자는 “1단지 34세대와 2단지의 동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함부로 경계석 철거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과 관계자는 “이들이 말하는 동의는 수용조건에 대한 동의”라면서 “경계석 철거 문제는 그것과 관계없이 주민대표들이 동의해 준다면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반년 넘게 흉물스레 남은 경계석은 이해관계로 인해 철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활용가치가 없었던 해당부지가 수용됨으로 인해 도덕파크 주민들은 이미 이익을 본 것”이라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더 많은 이득을 바랄 필요는 없어 보인다”라는 의견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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