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1동 이만열씨의 작은 소망

"불의에 맞부딪혔다가 손해를 보는 일이 많지요. 그래도 옳다고 생각하면 좀 손해본다고
뭐 큰일이라고 나겠어요? 산에 오르겠다고 마음 먹으면 꼭 정상에 올라가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손해 봐도 저는 그냥 그렇게 살래요!"

자가용을 몰고 귀가하던 한 시민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나는 용의자를 맨손으로 붙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용감하고도 무모한(?) 주인공은 바로 철산1동에 살고 있는 이만열(44) 씨다.

이 씨는 지난 10일 밤 11시경 광명7동 골목길에서 운전을 하며 귀가하던 중 한 젊은 청년이 급하게 뛰어가고 곧이어 중년의 남자가 이 청년을 뒤쫓는 모습을 발견해 수상하게 여기고 도망치는 청년의 행로를 예측해 자동차로 골목의 출구를 봉쇄한 후 차에서 내려 반항하는 청년을 제압했다. 억세게 재수없는 용의자는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경찰에 넘겨졌다. 용의자는 손님으로 가장해 택시에 타고 있다가 갑자기 A씨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당한 택시기사는 얼굴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만열 씨는 광명에서 40여년을 살아 온 토박이로서 광명중학교 시절 전국학생검도대회 개인전 우승, 전국소년체전 및 전국체적 우승을 하는 등 30세까지 검도 실업팀에서 선수로 뛴 화려한 경력의 무도가다.

현재 철산1동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운동경력 덕에 도망치려고 저항하는 용의자를 제압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쾌활하고 화통한 성격에 그는 철산1동에서 주민자치위원장, 광명중, 고등학교 검우회 총동문회장, 신광명로터리클럽 사회봉사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넓은 오지랖을 자랑한다. 사진촬영 당시에도 그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김장 담그기에 한창이었을 때였다.

그는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아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자신이 입던 옷도 벗어줄 만큼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 어릴 적 철산2동 뚝방 무허가 판자촌에서 어렵게 살아온 기억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검찰청 산하의 범죄예방협의회 위원으로 청소년 멘토활동을 펼치며 가정에서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후원자로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는 때로는 부모처럼, 때로는 친구가 되어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기꺼이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용감한 광명시민, 이만열 씨는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귀찮아 외면하려는 요즘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물론 그와 같이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아니면 맨손으로 택시강도까지 잡을 수는 없을지언정 도움을 청하는 이웃을 위해 적어도 신고라도 해주는 배려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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