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2월이었습니다. 광명지역신문에서 광명사거리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번지는 성인오락실 문제를 대대적으로 다뤘습니다. 조직폭력배의 협박과 갖가지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성인오락실 난립반대집회도 했습니다.

성인오락실이 광명에 갑자기 난립한 것은 당시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을 했지만 개장을 앞둔 광명경륜장의 영향이 컸습니다. 건전한 레저문화, 세수증대, 주민복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경마나 경륜은 레저가 아니라 도박입니다.

요즘 철산상업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변신합니다. 언젠가부터 이 곳에서 삐끼들의 호객행위를 보는 것은 일상이 되었고 또 언젠가부터 철산상업지구 문화의 거리는 유흥업소만 난무합니다. 아이들 손 잡고 가족들이 함께 갈 곳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철산상업지구 인근주민들은 이 곳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경마장으로 인해 철산상업지구와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경마장이 철산상업지구에 들어서게 된 것이 언젠데 이제와서 경마장 탓을 하느냐는 것이겠지요.

맞습니다. 경마장은 광명이 한참 개발을 진행하던 90년대 중반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그 때도 광명시와 마사회는 건전한 레저와 주민복리를 앞에 내세웠습니다. 주민들은 당시에도 경마장을 반대했었고 지금까지도 사행심을 조장하는 경마장 때문에 서민들의 삶의 터전과 광명의 중심인 철산상업지구가 황폐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끊임없이 경마장을 이전하라고 주장했지만 광명시는 귀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경마장에서 들어오는 세수 몇 푼에 눈이 멀어 주민들의 주거환경과 복지문제는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몇 년전에는 마사회 스스로 이전하겠다는 광명지점을 세수가 줄어들까봐 옮기지 말라고 만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었답니다.

토박이로서는 광명에서 최초로 시장으로 당선된 이효선 시장은 항상 말합니다. “저는 시장을 그만두더라도 광명에 계속 남아 있을 사람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고향을 물려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주말이면 하루에 수천명의 도박꾼들이 몰려들고 경마장에서 돈 잃은 부랑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다 노숙하는 철산상업지구, 머지않아 도박꾼과 부랑자들을 겨냥해 장사하는 이들만 남게 될 광명의 중심 철산상업지구.

시장님! 이런 광명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건 너무 부끄럽지 않습니까.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