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산 증인 '구춘회'

광명시청 대회의실이 북적댄다. 22일 3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구춘회 국장의 퇴임식 때문이다. 고향을 지키라는 어머니와의 약속, 묵묵히 뒷바라지한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백수가 됐지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공직을 떠나 바라본 광명. 400년 동안 조상대대로 광명을 지켜온 광명시의 산 증인 구춘회 전 국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편집자註>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주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몰린 사람들. 선거철만 되면 부는 지역감정에 반대한다. 삶의 질을 높여 광명에서 사는 사람들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내 고장'이란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린벨트라 학교를 지을 수 없어서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주민등록을 다 옮기는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흥, 안산, 안양으로 배정을 받았었거든." 광명을 떠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청와대와 건교부를 쫓아다녔고 광명시만 학교설립이 허용되도록 법을 개정해 광문고, 충현고, 소하고를 설립했다.

광명의 미래를 내다보며 2011년 광명시 장기발전계획을 세웠다. 퇴임 전 풍부한 행정경험과 자상한 인품으로 민원인이 항상 끊이지 않았던 이다. 퇴임을 하고 나니 그 동안 소원했던 이웃들을 찾아다니기 바쁘다.

이제 집행부를 벗어난 구춘회 전 국장. 광명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할까.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음악밸리와 경전철에 대해 그는 장기발전계획과 실현가능성을 따져 정책을 세워나가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하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우연치 않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3년만 다니자고 시작한 것이 35년이 됐단다. 강산이 3번도 넘게 바뀌었다. 낮에는 공무원으로, 밤에는 농사꾼으로 살았다. 그는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았다 했다.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람, 든든하게 뿌리 깊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고인 물은 썩습니다" 고여 있는 물이 아닌 더 너른 세상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그의 행보에 광명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그는 7월 초 한나라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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