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사회
황토바람 하나도 안 무섭다!국산장갑의 자존심 진주장갑 조현정 대표
  • 장성윤 편집국장
  • 승인 2007.04.04 00:00
  • 댓글 0

“제조업을 하는 건 농사를 짓는 것과 같아요. 어렵다고 아무 것이나 쓸 수는 없지요” 밀려오는 값싼 중국산으로 대한민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그래서 제조업계에 여성 ceo는 그만큼 드물다. 그러나 진주장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국산 원자재값이 60~70% 올랐지만 진주장갑은 좋은 국산재료만을 고집한다. 한번쯤은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값싼 중국산 실로 장갑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까. 조현정 대표에게 슬쩍 물어본다. 그가 말한다. “실을 바꿀 바엔 아예 일을 그만두겠다.” 1987년 설립돼 어찌보면 양심바르게, 어찌보면 미련하게(?) 20년간 국산 장갑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는 진주장갑 조현정 대표를 만나본다. <편집자註>

거센 황토바람 밀어낸 진주장갑의 힘

진주장갑의 하루 생산량은 면장갑 2만8천 켤레, 코팅장갑 1만 켤레에 달한다. 장갑이 약 1분에 하나씩 기계에서 떨어진다. 서울 근교 10여개 대형 도매센터에 장갑을 납품하고 있는 진주장갑은 연매출 10억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처럼 중국산 황토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제조업계에서도 진주장갑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진주장갑의 거래처들이 값싼 중국산 제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진주장갑만을 찾는 이유는 좋은 실로 꼼꼼한 공정을 거쳐 장갑을 만들어내는 조현정 대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진주장갑이라면, 조현정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신뢰가 깔려 있기에 어려운 경기에서도 진주장갑의 기계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흑진주의 노하우는 ‘표백’과 ‘건조’

진주장갑은 부드럽고 뽀송뽀송하다. 탄력있고 질기다. 오래 끼어도 늘어나지 않는다. 20년 장갑만 고집스럽게 만들어 온 진주장갑만의 장점이다. 진주장갑은 업계에서 ‘흑진주’라는 상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진주장갑은 만드는 공정부터가 다른 회사의 제품과는 차별화되어 있다. 우선 진주장갑은 최고급 순면실을 고집한다. 대다수의 장갑회사들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선염사(미리 하얗게 염색된 실)로 장갑을 짠 후 바로 포장해 판매하지만 진주장갑은 순면실로 장갑을 짠 후 표백처리(삶는 과정)하고 고열로 건조시킨 후 포장한다. 표백과 열 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장갑은 탄력이 생기고 실에 묻어 있던 약품과 균이 살균된다. 그래서 진주장갑은 위생적이고 항상 새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진주장갑의 표백기술은 창립 당시부터 유명하다.

진주장갑의 또 다른 차별점은 바로 오바로크 공정이다. 다른 회사의 장갑은 접착사로 기계에서 공정이 끝나지만 진주장갑은 손목 부분을 오바로크하기 위해 사람 손이 한번 더 간다. 올이 풀리지 않고 손목에 착 달라붙는 느낌 좋은 장갑은 이렇게 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제조원가가 높아도 진주장갑이 옛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조현정 대표의 철저한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소비자직거래로 판로 개척 모색

“진주장갑을 껴 본 사람들은 다시 진주장갑만 찾게 됩니다.”
진주장갑 조현정 대표는 품질로 승부를 걸어 지역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생각이다. 소비자 직거래 판매장이 그것이다. 진주장갑은 그 동안 대형 도매상만을 대상으로 거래했지만 이제 지역의 소매상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지역사회에 ‘진주장갑’을 홍보하며 회사를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광명에 장갑공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조현정 대표는 최근 공장 앞에 ‘진주장갑’이라는 커다란 간판을 내걸고 찾아오는 소매점 운영자들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간판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이제는 앉아서 간판 덕만 보는 것이 아니라 판로 개척을 위한 회사 홍보에도 주력하겠습니다.”

번 만큼 지역에 환원하는 당당한 CEO

그는 번 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독지가다. 그는 로타리클럽 회원, 학교운영위원 등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장애우 돌보는 것부터 장학사업까지 조현정 대표가 남모르게 실천하는 사랑의 손길은 따뜻하다. 지역기업인으로서 지역을 위해 더 쓰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한다. “작년에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어요. 올해는 열심히 해야죠.”

20년 장갑쟁이, 철저한 자기관리는 필수

조현정 대표는 아침 6시 30분 어김없이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출고와 배달을 체크한다. 거래처를 직접 찾아가 불편사항을 듣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기계를 점검하고 공장을 관리한다. 청소부터 미싱까지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없다. 광남새마을산악회원이기도 한 그는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등산을 한다. 자기관리는 능력 있는 CEO의 필수조건이다. 이것이 진주장갑이 지역의 튼실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이다.

광명지역신문, JOYGM

장성윤 편집국장  jsy@joygm.com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성윤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