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북고와 충현고 교복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 정미영 <광명시 평준화       학부모연대 사무국장>
▲ 정미영 <광명시 평준화 학부모연대 사무국장>
광명시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어느 학교에 가게 되었는지 묻는 것입니다.

고교평준화제도는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중학생들에게 과중한 입시부담을 초래하여 건전한 정신적, 신체적 발달을 저해하는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1974년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실시되었습니다. 2002년 안양, 과천, 군포, 의왕, 부천, 고양까지 확산되어 현재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도시들이 실시하고 있습니다.

광명시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평준화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할지를 고민합니다. 실제 졸업할 때쯤 되면 6학년 학생의 반이 전학을 가서 자리가 빕니다. 광명시는 서울과 다름없는 지리적 위치에 있습니다.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이고, 고등학교는 6개가 있을 뿐입니다. 그 6개 학교를 줄세우기해서 1등학교와 꼴등학교로 나눕니다.

평준화된 도시의 학생들은 중학교까지는 취미생활도 하는 등 여유있는 학창시절을 보냅니다. 하지만 광명의 아이들은 중학생 때부터 치열한 입시지옥을 치룹니다. 그리고 서열회된 고등학교는 교복만으로 아이들의 우열을 나누어, 아이들에게 참혹한 심리적 위축과 열등감을 줍니다.

누구를 위해 비평준화를 유지해야 합니까?
무엇을 위해 비평준화를 유지해야 합니까?

이웃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넌 꿈이 뭐니?"

당연히 군인이나 의사, 교사 이런 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충현고 안 가는 거요”라고 답했습니다. 언제까지나 광명시의 어린 중학생들에게 충현고라고 상징되는 절망을 안겨줄 겁니까?

우리 학부모들이 방관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우리 아이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니다. 광명시고교평준화학부모연대(학부모연대)는 특정정당이나 시민단체와는 무관한 순수하고 자발적이며 비정치적인 조직입니다.

저는 아직 북고와 충현고의 교복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두 학교의 교복을 알게 되었을 때 아무 선입관 없이 아이들을 바라볼 자신이 제게는 없습니다. 모두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입니다.

고교평준화는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제는 평준화를 했을 때 예상되는 여러 가지 사소한 문제들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를 의논해야 합니다.

광명시가 진정한 교육도시,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는 방법은 바로 고교평준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광명시 청소년들의 인권을 위해, 광명시 중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그리고 환경좋고 교통좋은 광명의 제 가치 찾기를 위해 고교평준화는 반드시, 그리고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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