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 /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
고은영 /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

광명지역신문=고은영 본지 편집위원 / (전)대구YMCA 간사>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마주하던 하나의 도시가 어느 순간부터는 친한 친구가 살고 있는 도시가 되었다. 몇 해 전 친구를 보러 올라오며 처음으로 광명을 종착역으로 조우했다.

광명에 대해 설명하며 이곳 저곳을 구경을 시켜주는 친구에게 이방인의 시선으로 물었다. 서울이 아니라 왜 광명에 자리 잡게 된 거냐고.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청년이 살기에 좋은 도시라고.

고향인 부산을 떠나 대학교와 직장 일로 살게 된 대구에서의 삶, 그 시간을 마무리하고 또 지역을 옮긴 나에게 낯선 도시 광명은 드디어 자연스러운 생활반경이 되었다. 광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광명이라는 도시는 어떤 곳이냐고. 광명에 사는 이유가 있냐고.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살기 좋은 도시라고. 아이와 살기 좋고, 청년이 살기 좋고, 노인이 살기 편하고 등등...

나는 유독 나와 고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 사는 이유를 물어대곤 한다. 고향을 떠나 이방인으로서 살아온 지 햇수로 6년 차에 접어들면서도 고치지 못한,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낯설게 보는 버릇 때문일까? 확실한 건 평균적으로 들어오던 대답과 광명에서 들었던 대답은 많이 달랐다는 것이다.

 ‘그냥’  ‘직장이 여기 있어서’  ‘부모님이 살았기에 나도 그냥 사는 거지’와 같은 무미건조한 답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입을 따르면 광명은 모자란 것도 못난 것도 없는 살기 좋은 도시란다. 마치 광명에 대해 더 자랑할 게 많아 급급한 사람처럼 '네가 경험하지 못한 광명이 많다'는 듯이 말했다.

그들의 근거 가득한 자부심에 이방인은 눈이 반짝였다. 이 도시가 알고 싶고, 그들의 삶이 이루는 이야기를 몸소 경험하고 싶어졌다. 그때 확실해졌다. 이 도시를 반짝이게 하는 것은 도시 자체가 아니라 시민들의 눈동자라는 것을.

2024년은 총선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큰 변화를 도모하는 해다. 총선의 끝에는 많은 것이 나타나기도, 사라지기도 한다. 도드라질 정도로 눈에 띄게 변하는 영역도 많아진다는 것을 앞선 21번의 선거를 통해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도시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마음만큼은 변화의 영역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광명을 위해 일하겠다며 손을 흔들 준비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왜 광명시민이 이곳에 살아가는지 그 마음을 알고 있냐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그 마음과 진정 함께 갈 수 있는지. 이 사소한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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