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와 협치 넘어 정책 선도하는 의회 만들고파
광명시흥 3기 신도시를 제2의 송도신도시로...광명시 준비할 때
공직사회 갑질, 시장이 공직기강 바로 세우려고 노력해야
구로차량기지 백지화가 끝이 아냐...광역교통대책 시급
첨단연구단지 내에 배터리 앵커기업 유치 사활 걸어야

광명지역신문> 제9대 광명시의회가 출범 1주년이 되었습니다. 시정을 견제하고, 광명시민을 대변하는 광명시의회 수장인 안성환 광명시의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안성환 의장을 만나 소통과 협치의 리더십으로 의회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의 소회와 지역현안에 대한 해법 및 비전을 들어봅니다.  <편집자註>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

장성윤 광명지역신문 편집국장 (이하 ‘장’) 1주년 축하드립니다. 지난 1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 (이하 ‘안’)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열린 광명시의회’를 다짐하며 첫발을 내딛은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변화와 쇄신을 통해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생산적인 의정활동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정책을 선도하면서 광명시의회의 존재감과 위상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의정활동의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인가요?

 11명 의원 중 7명이 초선이라 우려가 많았지만 초선의원들의 노력으로 의정활동의 객관적 수치가 이전 의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행정사무감사, 시정질문,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의원발의 65건을 포함해 총 147건의 조례를 처리해 주민생활과 밀접한 제도를 마련하고, 의회연구모임은 ‘공부하는 의회상’을 정립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의회의 존재감과 위상이 강화됐다고 말씀하셨는데 일각에서는 집행부 견제도 못하고 존재감도 없다는 비판도 큽니다. 이런 시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전 의회가 내부 갈등과 분열로 시끄럽게 존재감이 있었다면 9대 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지적과 적발보다는 협치와 정책 선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생계비, 난방비 지원금을 광명시와 시의회가 사전 협의해 정책을 같이 만들고 발표한 것은 협치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협치라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요. 의회 심의, 의결 전에 시 집행부와 같이 확정 발표부터 한 것은 의회가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것 아닌지요.

기존엔 시 집행부가 정책과 예산을 일방적으로 만들면 의회에선 예산 가지고 싸우고 시끄러웠어요. 공공의 이익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치이지, 의회에서 싸우고 예산 삭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시와 의회가 이런 것으로 충돌하면 시민들만 불편하죠. 

 의원들이 정책을 가지고 생산적으로 논쟁하는데 시민들이 왜 불편합니까. 그게 의회가 할 일이고, 의회가 존재하는 이유 아닙니까. 사전에 협의했다고 의회의 심의권한을 무기력하게 하는 건 선을 넘은 거 같은데요.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만든 정책에 의회가 계속 뒷북치는 상황이라 선도적으로 하자는 취지였는데 우려되는 점은 잘 살피겠습니다.  

지방의회 기능 중 중요한 것이 집행부 견제기능인데요. 최근 박승원 광명시장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광명도시공사 내부갑질에 대해 역사가 짧아 당연한 것이라 했고, 갈등 있는 주민자치회를 광명시가 나서서 해체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의장께선 공직사회 갑질과 주민자치회 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시장 발언을 제가 평가하기는 좀 그렇고... 공무원은 시민의 공복이니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려는 시장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선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광명시의회의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문 채택(2023.3)
광명시의회의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문 채택(2023.3)

네. 알겠습니다.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광명시가 자족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라 보십니까. 

18년 동안 질질 끌어왔던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막아냈지만 그걸로 만족하고 끝날 일이 아닙니다. 384만평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7만 세대가 들어섭니다. 구로차량기지 백지화로 하안동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게 될 제2경인선 대신에 신천~하안~신림선 등 광역철도망을 마련하고, 서울 진입 교량도 3개는 신설해야 합니다.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보루인 3기 신도시는 LH의 벌집같은 곳 말고 제2의 송도신도시급으로 개발돼야 합니다. 송도신도시가 버전 1.0이었다면 광명시흥 신도시는 버전 2.0 정도는 돼야지요. 국토부와 LH가 모든 것을 짜놓기 전에 광명시가 지금 준비해야 합니다. 종합운동장, 병원, 도서관, 청사 등 자족시설, 광역교통망 로드맵. 이런 것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성공 여부가 미래먹거리를 좌우할텐데. 어떤 기업을 유치하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74만평 중 10만평의 첨단연구단지는 100% 광명시에 들어섭니다. 특히 이곳엔 작은 기업이 아니라 배터리 관련 앵커기업을 유치하는데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2차 전지, 충전인프라 산업이 대세이고, 이런 추세라면 비행기도 배터리를 충전해 뜨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광명시에 기업투자유치팀이 있으니 잘하고 있겠지요.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가 당장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되지만 기업유치와 관련해 특별한 성과는 없어 보이는데요. 혹시 광명시로부터 따로 성과를 보고 받으신 게 있으신가요.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릅니다. 교통 등 입지여건이 좋으니 광명시가 입주기업에 등록세, 취득세 면제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안양천 민원현장을 방문한 안성환 의장
안양천 민원현장을 방문한 안성환 의장

 광명시가 안양천 국가정원을 역점 추진한다는데요. 비가 오면 범람할 우려가 큰데 어떻게 정원을 하냐고 의아해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사업이 타당하다고 보십니까.

사업내용을 아직 모릅니다만, 비 와서 한번 넘치면 수십억씩 날아가는데 그냥 하면 안되겠지요. 저라면 1년치 강우량, 우천으로 잠기는 횟수, 잠기는 시간 같은 것을 철저히 계산해서 계획을 세울 것 같은데... 광명시가 그렇게 용역을 의뢰하지 않았을까요.  

광명시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야 하는 때인만큼 공무원들이 일하도록 드라이브 거는 역할을 시의회에 기대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의원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저는 의원들에게 모르면 질문하지 말라고 합니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질의하기 전에 모든 걸 꼼꼼히 숙지하고 답변까지 예측해서 대비하라고 합니다. 초선의원들이 어려워하는 결산검사를 앞두고는 제가 자료를 만들어 직접 강의도 했었는데... 예를 들어볼까요? 불용예산에 대해 따져 물으면 공무원들 대부분이 코로나19 때문에 집행 못했다고 답변합니다. 그때 의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요. (웃음)

최소 2년치 데이터를 숙지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전년도에도 코로나로 예산집행을 못했는데 올해도 그랬다면 잘못된 예산이고, 세우지 말아야 할 예산인거죠.

 아~ 그럼 이번에도 공무원들이 코로나 때문에 예산 못 썼다고 했나요?

네. 100%요. (웃음) 강의로 배우긴 했어도 1년차 초선의원들이 그런 공무원들에게 즉각 대응하긴 아직 쉽지 않아요. 더 공부하고 체득하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죠. 2년차에는 훨씬 더 나아질 겁니다. 

정책지원관 제도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요.

의원들이 고마워해요. 정책지원관 5명 중 3명은 광명시 현직 7급 공무원들의 지원을 받아 채용했습니다. 그래야 업무처리도 능숙하고, 일을 할 만하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걸 방지할 수 있거든요. 광명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이렇게 시행했는데 시흥, 부천, 의정부에서 벤치마킹하는 모범사례가 됐어요. 

광명시의원들이 지난 6월 KTX광명역 평화마라톤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명시의원들이 지난 6월 KTX광명역 평화마라톤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명시의회 발전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정책을 선도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광명시의회에는 침수저감, 생활체육 활성화, 자원봉사단체 활성화, 청년정책 활성화 등 4개의 의원연구단체가 있어요. 현충열, 김종오, 이재한, 이형덕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고, 위원회별로 3~4명의 의원들이 활동합니다. 세미나, 토론회를 하고, 광명시에 정책 제안도 합니다. 의원들의 시정질문도 정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정미 의원이 광명뉴타운, 철산동 재건축 완공에 대비해 서울진입 교량 신설, 재건축 예정 단지의 용적률 상향을 촉구한 시정질문은 매우 선제적이고 훌륭한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견제와 협치를 넘어 앞서가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끝으로 광명시민들께 전할 말씀이 있으신가요.

광명시 집행부와 합리적인 견제와 균형관계를 형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참여와 관심은 광명시의회를 더 역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지역발전과 시민복리증진을 위해 힘차게 일하는 광명시의원들에게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데 많은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여야없이 소통하고 화합해 의회의 위상을 세우고 광명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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