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지역신문=장성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영상저작물 저작자와 실연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임오경 국회의원
임오경 국회의원

현행 저작권법은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를 두어 영상저작물 제작에 대한 원활한 투자와 이용을 위해 영상제작자가 특약이 없는 한 영상제작자와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저작자·실연자의 권리를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영상저작물의 창작자는 영상제작자에 비하여 협상력이 부족하여 정당한 보상에 관한 특약을 요청하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영상저작물이 2차적으로 유통되는 경우 대가를 받을 수 없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상저작물 저작자·실연자는 영상제작자의 원활한 사업을 위해 권리를 양도하더라도 매출에 비례하는 정당한 보상을 영상제작자 등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임오경 의원은 “K-영상콘텐츠는 전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았고 우리나라의 배우들은 전 세계 영화, 드라마계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며 “콘텐츠 자체는 양적·질적 혁신을 이루어 가고 있는데 반해 저작자 및 저작인접권자들의 권리 수준은 아직 그 발전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한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정당한 보상을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국내에서는 제도의 도입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연출료·출연료 등 처음에 대가를 수령했는데 추가 보상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관해 올해 2월에 개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공청회에서 성균관대학교 이해완 교수는 “창작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보상은 제작단계에서 지급받는 ‘최초 보상’과 작품 공개 이후 시장에서의 반응에 비례하여 주어지는 ‘정당한 보상’이 있으며, ‘정당한 보상’을 아예 생략하는 것은 창작자에 대한 심대한 불공정 행위”라고 했다.

해외에서는 정당한 보상이 보편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유럽연합 디지털 단일 시장 저작권 지침」이 발효되어, 회원국은 저작자 또는 실연자가 배타적 권리를 양도하거나 이용권을 설정할 경우에 적정한 비례보상을 보장하여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영상제작자와 창작자조합 등의 계약을 통하여 영상저작물의 이용에 비례하는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 문화산업도 국제적 표준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오경 의원 개정안은 실제로 20년이 넘도록 연기자 등의 저작권을 있는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의 업무 노하우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지녔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는 배우, 성우, 희극인, 방송인 1만 4,000여 명의 저작인접권을 신탁관리하는 단체로 방송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의 대부분이 협회에 가입하여 재방송료를 지급받고 있다.

임오경 의원 개정안이 발의되자 실연자가 소속된 여러 단체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혀왔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송영웅 이사장은 “그동안 법적 토대가 미흡한 상황에서 자체 협상력을 바탕으로 보상을 징수·분배했으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은 법적 토대가 없다는 이유로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임오경 의원 개정안은 20여 년간 협회가 방송사와 협상하고 있는 형태를 반영한 개정안이므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의 김영진 위원장은 “유튜브 클립 등에서 연기자의 얼굴이나 이름이 시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성과는 모두 사업자가 독식해 왔다”며 “정당한 보상의 법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개정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연기자단체연합회의 유승봉 이사장은 “그동안 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영상제작자가 제도적으로 많은 배려를 받아왔다”며 “K 콘텐츠가 세계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접어든 만큼, 이제 국제적 표준에 걸맞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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