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vs 공동투자, 더 나은 부동산 투자 수단은 무엇일까?

안해진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ㆍ(주)매일옥션 부동산그룹 대표이사
안해진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ㆍ(주)매일옥션 부동산그룹 대표이사

광명지역신문=안해진 본지 편집위원ㆍ(주)매일옥션 부동산그룹 대표이사> ‘커피 한 잔 값으로 강남 빌딩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최근 2030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조각투자’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이다.

조각투자는 플랫폼 업체가 각 금융업체와 신탁 계약을 맺어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댑스(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y, 디지털 자산유동화증권)’를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후, 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임대수익, 시세차익 등)을 배당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인데, 투자자가 직접 부동산 자체를 소유하지 않고 증권으로 화체된 부동산 지분을 갖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들어 금융 당국은 조각투자 상품들이 증권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증권 관련 규제만 준수하면 조각투자가 가능한 것으로 발표했다. 조각투자가 제도권에 편입된 것이다. 조각투자는 부동산 뿐만 아니라 미술작품, 음원저작권, 심지어 탄소배출권이나 한우 등 유동성이 낮고 등기·등록으로 공시가 불가능한 자산도 그 대상으로 하며, 거래의 편의성까지 더해져 그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3월 15일 대신파이낸셜그룹이 국내 제1호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인 댑스거래소 ‘카사’를 인수했다. 

소규모자본을 모아 함께 고가의 물건에 투자하는 방식은 조각투자 외에도 기존부터 활용되던 ‘공동투자’가 있다. 조각투자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가능하여 매우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 ▲투자자가 소유권을 직접 취득하는 것이 아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 발행)를 통해 발행된 증권을 취득한다는 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댑스의 발행이 필수적이므로 플랫폼 업체가 필요하다는 점 등에서 공동투자 방식과 구별된다. 이에 비해 공동투자는 다수인이 자본을 모아 부동산을 매수하고 공동명의로 등기를 하며 부동산 관리도 공동으로 하는 고전적인 방식이다.

그렇다면 조각투자의 수익률과 안전성은 어떨까?

작년 10월 조각투자 업계는 미술품 조각투자회사인 테사(TESSA), 아트투게더(Art Together), 소투(SoTwo), 아트앤가이드(Art N Guide)의 1년간 조각투자 평균 수익률이 35%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각투자 거래 플랫폼 ‘소유’의 상품인 ‘안국 다운타우너’의 가격은 2022년 5월에서 10월까지 29%가량 떨어졌고, ‘비브릭’의 ‘초량 엠디엠타워’는 40%가 떨어졌다. 비슷한 기간의 코스피지수(약 –16%)에 비하여 두 배 정도 더 하락한 것이다. 

조각투자 업계가 내세우고 있는 수익률과 달리 매도수 시점에 따라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상존한다. 또한 거래의 편의성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인 양날의 검이다. 상품의 하루 변동 폭은 10%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러한 변동성과 더불어 거래량이 주식처럼 많지 않아 원하는 시점에 바로 사고파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가격변동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각투자 플랫폼은 지분 소유자들의 동의없이 매각 등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으나 투자자들에게 소유권을 나눠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플랫폼이 파산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해당 재산에 소유권이 주장할 수 없고 투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금융당국의 감독하에 있기는 하지만 이런 점에서는 여전히 투자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조각투자는 실물에 대한 투자이나 그 실물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형 자본의 영향력 하에 있는 플랫폼들이 파산할 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근인 3월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했고, 세계 상위 5위권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의 주가가 3월 15일 하루에만 25% 넘게 폭락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두 사태의 공통적인 특징은 단기간에 뱅크런(대량예금인출사태)이 발생했다는 점인데, 가속화된 뱅크런은 앱을 통한 간편한 입출금 방식과 SNS의 영향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를 ‘스마트 뱅크런’으로 부른다. 모든 거래가 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조각투자 플랫폼 역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이에 비해 공동투자는 다수인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부동산을 매입하고 공동명의로 등기하여 각자가 지분권자로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에 의한 손실 외에는 특별한 위험요소가 없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단 취득한 나의 지분이 사라질 위험 또한 없다. 계약체결과 등기경로만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오로지 시장가격 변동에 따른 통상적인 위험만 있을 뿐이다. 

조각투자는 유동성을 높여 접근이 어려웠던 자산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가능케 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기는 하지만 투자상품으로의 정착을 위하여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여전히 실물의 소유자가 되는 공동투자 방식이 좀 더 안정적인 수익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평가해본다.

요즘에는 매일옥션(www.maeilauction.co.kr) 등 부동산 경매·투자 회사들이 모집하는 공동투자 상품이 많다. 부동산 공동투자는 마음이 맞는 지인들 간에도 가능하지만 관련 지식이 없는 경우 등기, 부동산 관리, 수익 배분 등 일련의 절차에서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조각투자에 비해 위험요소가 적고, 적은 투자금으로 부동산 실물의 소유자가 되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용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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