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김영일

광명지역신문=김영일 본지 편집위원ㆍ경기도옥외광고협회 광명시지부장>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우리의 생활방식이 잘 드러나는 말이다. 바쁜 농번기에 서로 도와가며 일손을 제공하는 ‘두레’와 ‘품앗이’ 같은 미풍양속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의 한 형태다. 또한, 서양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 하여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이 공공 봉사나 기부·헌납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전통이 전해지고 있다.

나눔이란 대가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행위다. 이러한 나눔은 문화로 자리잡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2차 대전 후 미국에서 카네기(Andrew Carnegie),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 포드(Henry Ford) 등이 사업으로 축적한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고, 최근 세계 최고 갑부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ORATION) 창시자 빌 게이츠(Bill Gates)와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 역시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나눔은 단지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한평생 김밥을 팔아서 번 돈을 전액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나눔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내가 가진 것을 타인에게 주고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이는 부유하고 넉넉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어떤 이해관계나 얽매임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러 사회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자살률 급증, 저출산·고령화 문제, 빈부격차 등 실로 다양하다. 이는 정부가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훌륭한 복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람 사이에 오가는 연대와 교류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안의 핵심은 나눔이고, 나눔이 없다면 삭막한 사회가 되고 만다. 서로 나눔을 실천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속에서 진정한 복지를 경험할 수 있다.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서로 기대어 의지하며 성장하고 나아간다. 나눔은 자신의 물질과 시간만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눔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물질이 있고 없고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라도 용기를 내어 실천하지 않으면 나눔은 어렵다. 부를 축적만 할 뿐 나누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삶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삶의 여유가 있을 때 남을 돕고자 하지만 결국 그 시기를 놓치고 후회한다. 

물질적인 나눔만이 행복을 공유하는 기반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재능기부는 최근에 떠오르는 나눔의 형태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역량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하려는 적극적인 형태의 기부이다. 자신의 능력을 나누면 그것이 바로 나눔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이는 양극화로 벌어진 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 회복이며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화합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다.

​가정에서도 나눔의 실천을 교육해야 한다. 먼저 부모가 솔선수범하고, 학교에서도 봉사의 중요성과 의미는 물론 다양한 교과 활동에서 남을 배려하고 돕는 방법을 익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나보다는 타인, 그리고 우리를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증진할 때 사회는 더욱 빛나고 응집할 수 있다.

‘나눔은 사랑의 실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개인과 사회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또한 나눔은 크고 거창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고 미약한 것이라도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기부의 생활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나눔은 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채우고, 풍요롭게 하는 행복의 원천이라는 사실이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눔이야말로 서로가 서로에게 진정한 빛이 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삶이 풍요로운 진짜 부자다. 지금도 어디선가 말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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