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의 발전적 통합 방안
마을공동체 활동이 관변단체에겐 질투의 대상?
마을의 아름다운 변화를 위한 연대와 협력 절실

최미정 /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ㆍ하안4동 주민자치회장
최미정 / 광명지역신문 편집위원ㆍ하안4동 주민자치회장

광명지역신문=최미정 / 본지 편집위원ㆍ하안4동 주민자치회장> 경기도는 지자체마다 주민자치회로 순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광명시도 지난 2020년 11월, 18개 전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내가 살고 있는 하안4동 마을공동체 활동가들의 기대감은 컸다. 그러나 마을공동체 활동가들을 바라보는 기존 관변단체들의 시선은 이방인 보듯 싸늘했다. 아파트로만 구성되어 단절됐던 하안4동 주민들의 관계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어보려는 마을공동체 활동가들의 노력이 그들의 눈에는 고유활동과는 관계없는 일을 벌이고 나대는 주민으로만 여겨졌던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주민자치회로의 전환 시점이 너무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주민은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행정이 너무 서두른 셈이다.

앞서 말했듯이 마을공동체 주민모임의 대표자로 활동하면서 가장 지치고 힘들었던 것은 관변단체들의 불편한 시선이었다. 관변단체들은 그동안 행정복지센터를 그들만의 거점공간으로 이용해왔는데, 갑자기 마을활동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자 광명시에서 인정하는 단체냐, 조례로 지원받는 단체냐 등을 운운하며 '마을단체의 정체성'을 따졌다. 마을공동체 활동에 대한 이해도 아직은 부족했기 때문에 이웃들의 관계망을 복원해보려는 마을활동가들의 애씀은 그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마을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모여, 마을살이를 이웃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하안4동 마을활동가들은 이것을 알리고,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주민자치회가 발대할 즈음, 자체회의를 통해 모두 주민자치회에서 함께 활동하자고 다짐했었다. 주민자치회 활동을 통해, 마을에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이웃을 위한 순수한 활동이라는 것을 꼭 보여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하안4동 마을활동가들은 기존 관변단체들의 마을 활동을 도왔고, 서로 협력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다수의 마을활동가들이 자연스럽게 주민자치회 위원과 분과위원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드디어 주민 스스로 마을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렇게 출발한 우리 동네 주민자치회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활동가들의 생각과 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양한 분과위원회 활동으로, 새로운 주민을 발굴하고, 마을의 리더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주민자치회의 목적은 마을공동체의 목적과 다르지 않다. 모두 내가 사는 마을이 살기 좋고, 떠나고 싶지 않는 마을살이가 목적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단, 마을공동체가 이웃을 연결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라면, 주민자치회는 마을공동체의 활동에 더하여 마을자치계획을 수립하는 과정과 그 의제를 수행하는 책임과 권한이 더해진 단체다. 주민자치회는 마을공동체를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 마을은 마을공동체와 함께 가는 주민자치회로 인정받으며 지금까지 다른 동네에 비해 매우 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변단체의 시선도 아주 서서히 변하고 있다. '끼리끼리'라는 인식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동네를 위해 애쓴다”, “아이디어가 반짝거린다”는 칭찬을 자주 전해 주신다. 반면 시샘의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전에는~’ ‘나 때는~’ 이러한 사고로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도 있다.

모든 것에는 과도기가 필요하다. 함께 마을의 아름다운 변화를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마을공동체 활동과 주민자치회 활동은 다르지 않다. 고유의 활동을 서로 지지하고, 연대·협력하려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마을의 주민자치는 어느 순간 선두 주자로 달려가고 있지 않을까.

주민자치회는 주민 의견을 잘 수렴하고, 실행하는 대표기구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 활동이 결코 완장을 채워주는 대표성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사는 마을의 아름다운 변화를 위해 마을공동체 활동가들과 행복한 연대를 실천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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