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씨 부부가 종택을 지키는 이유

대문에 들어서자 마자 넓은 잔디밭과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와 담 둘레에 잘 손질된 전나무와 측백나무들이 종택의 넉넉함을 말해준다. 15년째 종택을 지키는 경기도 광주 안씨 6대손 안재환, 황규민 가족을 만났다.

                      ▲ 광주 안씨 6대손 안재환씨.       딸 재유(14), 아들 재석(10)과의 즐거운 한때~
▲ 광주 안씨 6대손 안재환씨. 딸 재유(14), 아들 재석(10)과의 즐거운 한때~

광명5동 동사무소 맞은 편에는 6대째 내려오는 경기도 광주 안씨 종택이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다. 장손인 안재환(43)씨가 이 종택을 들어온 것은 15년 전이었다. 결혼할 당시 편찮으신 조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들어와 살게 된 것이다. 잠시 아파트에서 몇년의 외도 아닌 외도를 하다 2002년 다시 종택을 관리하기 위해 이 곳으로 들어와서 살고 있다.

종손인 그는 3살 때부터 조부님으로부터 하루에 몇 시간씩 무릎을 꿇고 앉아서 예절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첫인상부터가 범상치 않다. 조근조근한 말투에 본인 이야기 보다는 조부님과 부모님이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은혜와 존경을 늘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는 그는 영락없는 효손이다.

중학교 1학년인 딸 재유와 초등학교 3학년인 천방지축 아들 재석이도 무의식중에 제례의 예절을 지키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싫은 내색하지 않고 잘 따라주는 것이 그저 대견하기할 따름이다.

안재환씨 부부는 광명 큰 시장에서 종합주방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 일찍 가게에서 판매와 배달을 하고 밤 11시나 돼야 집에 오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장손으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한 적이 없다.

한달 반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제사에 400평되는 종택관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상은 음덕을 기리며 장손이라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 그는 이러한 일이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종가집 며느리로 들어와 집안 어르신들 받들랴, 조상님들 제사 모시느라 쉴 틈 없는 아내 황규민(37)씨는 한마디 불평없이 묵묵히 그 힘들다는 종가집 며느리의 삶을 살아간다. 친척들 간에 우애 지키며 장손의 며느리 답게 이해하고 노력하는 아내에게 재환씨는 항상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다.

“선조께서 물려주신 귀중한 집이고 내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어떻게 떠날 수가 있겠어요.” 그는 고향 땅 광명을 떠나지 않고 종택을 지킨다. 경기 광주 안씨 6대손 안재환씨 가족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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