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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따로 행복하게
  • 광명지역신문
  • 승인 200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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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무슨 일이니? 너 왜 울고 있니?”
“선생님, 쟤는요 매일 엄마가 미국 갔다고 거짓말해요.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쟤네 엄마아빠 이혼했대요. 쟤는 거짓말쟁이에요.”

학교에서 자주 벌어지는 풍경이다. 이러한 문제로 상처받고 있을 아이들, 그리고 상처주고 있을 아이들에게 슬그머니 쥐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따로 따로 행복하게” 라는 책이다. 영국의 독창적인 그림 작가 베빗 콜은 이혼이라는 무겁고도(?) 무서운 주제를 간결하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아이들이 긍정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폴라와 드미트리어스는 유쾌하고 귀여운 아이들이다. 싸움을 반복하다 얼굴까지 못생기게 변해 버린 엄마 아빠를 보며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다가‘엄마 아빠가 싸우는 이유가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끝혼식, 끝혼여행을 진행하고, 부모님 이혼 후 두 집을 드나들며 2번씩의 생일파티를 하며 결국은 두 배로 행복하게 생활한다.

확실히 이제까지 보던 이야기와는 달랐다. 이제까지 부모의 문제에 아이들이 개입되어 아이들의 노력으로 부모가 재결합 하는 식의 끝맺음만을 그려 왔다면 이 책은 그러한 어른들의 정형화된 틀을 산산조각 내버린 이야기다. 물론 부모의 재결합으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교육적일수도, 보기에 그럴싸해 보일수도 있다. 문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혼은 현실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은 발단단계 특성상 부모의 이혼을 ‘내가 말썽을 부려서 엄마 아빠가 이혼하나봐’라고생각해 상처를 받기 쉽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부모가 이혼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이런 이혼을 미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하다. 그림책이 아닌 다른 책이었다면 궁지로 몰렸을지도 모를 이야기가 실제 책을 마주하는 순간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그림과 결합해 웃음 가득한 책으로 아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아빠가 엄마의 목욕물에 시멘트를 뿌리고, 엄마는 아빠의 음식에 폭죽을 넣는 이야기를 읽고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는 없으리라)

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한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며, 이혼 후에도 부모님은 여전히 자신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이혼하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은 이혼한 가정의 친구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기를, 폴라와 드미트리어스처럼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들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홍정윤 <광명동초등학교 교사>

광명지역신문, JOY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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