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4동 도덕파크에 사는 A씨. 1남 1녀를 둔 가장으로,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연봉 약 4000만원을 받고 2000cc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 A씨가 하루에 내는 지방세는 얼마일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들만 어림잡아 계산하면 대략 3179원이다. 여기에 A씨가 끊었던 담배를 피운다면 641원이 추가된다. 올해 광명시의 예산은 약 2998억. 그러나 광명시의 세입목표액은 약 730억. 나머지는 중앙정부와 경기도로부터 받는 지방교부금과 보조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므로 A씨가 매일 내는 3179원의 지방세외에도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각종 국세들도 다시 지방정부로 환원되기 때문에 A씨가 지출하는 세금 중 지방정부가 사용하게 되는 액수는 훨씬 높아진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지만 선거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사무실일 뿐, 시민들은 오히려 무덤덤하다. 대선이나 총선이 다가오면 곧잘 정치 9단이 되던 시민들도 지방선거에는 그리 열을 올리지 않는다.

자치단체장이나 자치단체의원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무게감이 시민들에게 더 비중있게 와 닿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민생현안을 결정하고 처리하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몫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치단체장의 임무가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 검증하거나,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견제하고 돕는 것은 자치단체의원들이다.

지난 해 개관한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은 건립시 잦은 설계변경으로 15억원의 예산이 증가되었다. 또 4월 현재까지도 정상가동되지 않는 분뇨및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은 설계변경으로 20억의 예산이 증가되었고, 음식물 쓰레기 위탁처리비용으로 매달 2억원 가량의 혈세가 소모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부실행정으로 인해 세금이 낭비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2005년 정부가 지출한 예산중 지방정부가 사용한 액수는 절반이 넘는다. 자신이 낸 세금의 절반은 지방정부가 사용한다는 의미다.

올해 광명시의 예산은 약 2998억. 이 예산은 각각 일반행정비 677억, 사회개발비 1204억, 경제개발비 391억, 그리고 각종 사업추진비로 쓰이게 된다. 이러한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는 자치단체의원들로 구성된 시의회에서 심의를 받는다. 예산 뿐만 아니라 비용의 집행과 사업의 진행과정은 시의회에 의해 감시된다. 광명시의회가 이러한 지방정부의 살림을 효과적으로 검토하고 자문했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불필요한 지출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액수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집 횡단보도 앞의 신호등 설치, 한가로운 휴일에 편안히 노닐 수 있는 공원 조성 등 우리가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현안들과 관련해 씀씀이의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자치적으로 처리한다. 그만큼 지방선거에서 뽑히게 될 인물들은 우리의 민생현안을 직접적으로 책임질 중요한 자리에 있게 될 사람들이다.

광명상공회의소 백남춘 회장은 “시민들이 지방정부가 자신의 세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며 “지방선거란 내 집 앞 터전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전했다.

1991년 부활한 지방자치제도는 98년, 02년을 거쳐 올해 5대째를 맞이하게 된다. 지방선거는 자신이 속한 행정구역의 광역, 기초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을 뽑는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소선거구제에서 2~4인까지 선출하는 중, 대선거구제로 바뀌어 실시된다. 또한 지방의원들의 직업의식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지방의원도 유급직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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