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산1동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정식씨.
▲ 철산1동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정식씨.

이 글은 철산1동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정식씨(사진)가 열린아버지학교를 다니며 뇌졸중으로 자리에 누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편지입니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한평생 일만 하시다가 온몸이 굳어버린 아버지 !! 사랑한다는 말씀을 안하시지만 아버지 사랑을 알아요. 혼자 방에 누워서 생활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집니다.

어린 마음에 반항도 해보았고 항시 난 아버지와 맞지 않는다고 모든 것을 아버지 탓으로 돌리다가 군대를 갔다온 후에야 철이 든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7남매를 오직 지게와 소달구지로 잘 키우시며 어려운 형편에도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신 아버지, 자랑삼아 남들에게 얘기했던 아버지 모습이 그립습니다.

집안의 장손이기에 기대가 컸던 큰 아들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가슴에 묻고 마음의 상처 탓에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습니다. 자식들 바라보고 오직 일만 하셨던 당신이기에 그냥 삶의 의욕을 포기하신 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렇게 보고 싶던 손자를 데리고 가면 아버지는 그냥 눈물만 흘리십니다. 떠날 때도 찾아 뵐 때도 눈물만 흘리십니다. 정신은 있어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열심히 운동하셔야 해요. 어머님이 옆에 계셔서 다행입니다. 어머니 손 잡고 그동안 못하신 사랑 하시길 바래요. 작년 급성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막내 홍식이에게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셔서 믿어지지 않았지만 이제 어머니에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시면 사세요! 앞으로는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되셨으면 해요. 한평생 흙을 소중하게 여기고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시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안스럽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웠어요.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식조절 잘하시고 건강해지도록 힘드시지만 운동도 찬찬히 하세요. 형민이는 잘 크고 있고 형주는 처형 집에서 잘 돌봐주고 있어요. 형민이 엄마는 직장도 잘 다니고요. 어머니에게는 형민이가 전화 자주 드리는 것 같던데 수화기에다 대고 ‘할머니! 사랑해요, 건강하세요”라고 말한대요. 아버지께도 이렇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아버지 자식으로 부끄럽지 않게 잘 살겠습니다. 조만간 형민 엄마랑 형민이, 형주 데리고 찾아뵐게요. 그때는 더 건강해져 있으셔야 해요. 사랑해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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