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공동대표, 광명시 학부모 총연합회장>
▲ 이병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공동대표, 광명시 학부모 총연합회장>
신학기만 되면 중, 고등학교 신입생 자녀를 둔 각 가정과 학부모들은 비싼 교복 값에 적잖은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교복 한 벌 값이 25~30만원선으로 올라 동복, 하복(추동, 춘하복)까지 갖추려면 60만원 가량은 너끈히 드니 학부모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을 실제 시장조사를 통해 알아봤더니 중소기업의 교복값은 12~15만원인데 비해 교복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3대 업체의 교복값은 거의 두배값에 달한다. 아이가 유명 스타나 모델들이 입고 나와 광고선전하는 옷이라야 한다고 우겨대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 줄 수 밖에 없는 것도 대다수 학부모의 심정이다.

물론 여벌 바지를 추가하고 하복까지 사야 하는데 서민 가계엔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30만원의 가치로 치면 다른 양복도 꽤 괜찮은 것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유명 메이커들은 고급 원단을 쓰고 디자인에서도 질적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생산원가, 업체총판, 대리점의 3단계를 거치면서 마진이 붙고 매장 관리비까지 추가되는 유통과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형 업체들이 유명 연예인까지 동원해가며 지나치게 광고를 하고 MP3와 같은 사은품까지 경쟁적으로 뿌려대며 정서적으로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는 상술에 문제를 삼지 않을 수가 없다. 과대선전에 따른 고비용이 고스란히 교복값에 반영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3대 유명 메이저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 기이한 과점 현상을 빚고 있다.

자율화 바람으로 한때 없앴던 교복이 다시 등장한 것도 위화감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3대 유명 메이커의 교복을 입지 않으면 왕따가 될 정도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학부모 단체가 정부 당국에 이들 대형업체들의 담합여부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비상식적인 교복 가격이 하루 빨리 정상가격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한 것이다.

유명 메이커들은 기능성, 품질, 디자인에서 군소 업체들의 제품과 가격만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교복값이란 학생신분에 합당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정부 당국도 매년 되풀이되는 교복값 논란에 뒷짐만 지지 말고 근본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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