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능이 끝난지 10여일이 지났는데도 시험부정에 대한 충격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그 부정이 꿈과 순수의 대명사이어야 할 10대의 청소년들의 사전 치밀한 계획과 훈련으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 때문에 놀라움이 더 큰 게 아닐까 한다.

그러면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교사와 부모님들을 비롯한 어른들의 성적제일주의, 눈치주의가 우울한 보도의 책임이 아닐까하면서 우리가 함께 반성하고 찾아야할 가치로운 삶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본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움직일까? 이 물음에 대한 지혜답을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발견해본다.

작가는 오트-프로방스의 산지를 여행하다가 물도 찾아보기 힘들고 억센 풀밖에 자라지 않는 황폐한 언덕에서 한 특별한 사람을 만난다. 숯을 구워 먹고 사는 마을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날씨 속에서 숯을 파는 일뿐 아니라 성당에서 앉는 자리, 선한 일과 악한 일, 선과 악이 뒤섞인 일상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경쟁하고 다투며 이기심만 더해간다. 자살과 범죄가 유행인 이 곳에서 사람이든 자연이든 죽어가고 있는 것은 나무가 없어서라고 생각하고 도토리를 심으면서 메마른 땅을 바꾸어보고자 시작한다. 바꾸기 보다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욕망에 사로 잡혀 사는 사람들 속에서.

도토리가 참나무가 되고 너도 밤나무 재배법을 배워 묘목을 가꾸고 자작나무, 단풍나무를 심는 등 생명 살리기를 수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통해 실천하는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 나무를 심은지 40년 후, 황무지는 거대한 숲이 되고 마을은 다시 웃음이 있고 사람들도 희망을 찾으면서 삶의 이유 같은 것이 돌아온다. 자신의 뜻을 몇 십년 동안 실천에 옮기고 어떤 언어도 겉치레 하지 않고 오직 나무를 심었던 ‘부활의 사람’

자신의 일이나 행복을 추구하는 일만 마음에 두고 미래를 상상하던 작가 자신에게 삶의 이정표를 보여주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가 나무를 심은 부피에 노인의 삶에 매혹당해 보는 건 어떨까?

책을 덮으며 멀리 있는 도덕산을 바라본다. 저 나무들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굽히거나 의심을 품지않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 스스로 행복해 지는 것을 안 또 다른 부피에 노인이 심은 건 아니었을까? 새삼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나도 아이들 마음에 희망의 말을 심어주고 싶다. 매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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