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하(56)씨는 6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 몸이 마비돼 거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언어장애와 지적장애도 겪고 있는 그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하기는 쉽지 않고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조차 잘 못합니다.

이런 선하씨가 4개월 전에 중이염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선하씨에게 중이염 수술은 매우 위험하고 고난도의 수술이라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답니다. 그러나 그는 4개월 동안 방치되고 있습니다. 비싼 수술비와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서입니다. 귀 내부에는 지금도 고름이 계속 차오르고 있고, 병원에서는 하루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선하씨는 1년 전부터 광명7동에 소재한 광명사랑의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보호시설에 들어오기 전에는 90세의 아버지가 밥을 해주고, 수발을 들며 보살폈습니다. 당신의 몸도 주체하지 못할만큼 고령인데다 건강도 좋지 않았던 아버지는 장애가 있는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다 작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선하씨는 4형제 중 막내입니다. 그러나 장애를 앓고 있는 선하씨는 형제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고, 형제들은 그를 외면했습니다. 지금은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고 합니다.

광명사랑의집 최진길 목사는 선하씨의 수술비 300만원과 입원비, 간병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청합니다. 최 목사는 우선 광명시에 긴급지원비용 200만원을 지원해달라고 신청하려고 하지만 그것을 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을뿐더러 수술비도 모자라고, 이후 입원, 간병비가 더 걱정입니다.

“우리같은 장애인은 수술한 후에도 간병인이 필요한데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라 지원조차 안된다고 합니다. 사람을 살리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어요.” 최 목사는 안타까운 현실에 한숨이 나옵니다.

돈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선하씨에게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선하씨가 계속 세상의 소리를 들으면서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따스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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