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창영 광명시한의사협회장

넉넉치 않은 형편에도 동네사람들에게 국수를 삶아 대접했던 어머니. 어린 마음에 “어머니는 왜 저렇게 사람들에게 퍼주실까” 불평도 했던 아들은 이제 어머니를 쏙 빼닮은 중년의 나이가 됐다. 광명시한의사협회 회장이자, 감초한의원 원장인 오창영(52). 가진 것을 베풀 수 있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인생이라 말하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편집자註>

 						 							 							▲ 광명시한의사협회장이자 철산1동 소재 감초한의원 원장인 오창영 회장
▲ 광명시한의사협회장이자 철산1동 소재 감초한의원 원장인 오창영 회장

“제가 한의사라서 참 다행인 것 같아요! 제가 가진 것을 활용해 남을 이롭게 할 수 있으니까요.”

오창영 회장은 매주 화요일 철산종합사회복지관 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건강상담과 한방치료를 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꼼꼼히 체크하고, 정성껏 침을 놓고, 부황과 뜸을 뜬다. 한방치료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어르신들이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고, 손을 잡아주면 보람도 있고, 어르신들과 더 많이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죄송하다.

 						 							 							▲ 오창영 회장이 철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침을 놓고 있다.
▲ 오창영 회장이 철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침을 놓고 있다.

그는 한의사라는 자신의 직업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복지사각지대에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치료를 받기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빈민들을 위해 매년 해외의료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철산1동에서 18년째 감초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환자들이 몸이 아픈 것보다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이 줄어든 것 같은 허탈감으로 더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이런 환자들의 마음을 읽어주려 애쓰는 가슴 따뜻하고 오지랖 넓은 한의사다. 그래서 감초한의원은 동네사람들의 사랑방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이들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그가 일을 하면서 틈틈이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시골마을에 살았던 어린 시절, 어머니는 동네사람들을 집에 불러 국수를 대접하곤 했었다. 그의 집은 그래서 언제나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 됐다. 어린 마음에 “우리 형편도 어려운데 왜 저렇게 퍼주실까” 생각했지만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그 역시 어머니의 성품을 고스란히 닮았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베풀 수 있을 때 세상은 아름다워지지 않겠습니까?”

 						 							 							▲ 해외의료봉사 후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
▲ 해외의료봉사 후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

그는 나눔과 봉사가 광명시 전역에 확대되길 바란다. 광명시한의사협회장으로서 그는 복지관, 요양원과 한의원의 1:1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치료가 꼭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역주민들의 건강지킴이이자,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광명시한의사협회를 만들기 위해 동료들과 힘을 모은다. 또한 이런 마음들이 광명시 전역에 확산되어 광명이 사람살기 더욱 좋고 따뜻한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981년 창립한 광명시한의사협회는 현재 매주 화요일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장애인들을 위한 한방진료를 하고 있으며, 하안북중, 광명북중, 소하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금연침을 무료시술하고 있다.

그는 반만년이 넘게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 온 한의학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요즘에는 병, 의원과 똑같이 한의원에서도 자동차보험이 적용되고, 고운맘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한의원을 찾는 발길이 많아진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도 의료장비를 직접 가지고 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치료하는 그의 모습을 변함없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덕분에 고질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동네 어르신들 역시 가뭄의 단비를 맞은 것처럼 활짝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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