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면 언제나 같은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해 학교가 제대로 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내가 발언을 한 것이 교장이나 학교 선생님들의 눈 밖에 나면 어쩌나, 그래서 내 아이의 학교 생활이 힘들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올바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면서 올바르지 않은 학교의 실태를 그저 방관하고 지켜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이제 곧 새학기를 맞이하게 된다. 학교운영위원이 구성되어 활동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운위 선출과정에서의 공정성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직선으로 선출하는 학교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나 간선으로 선출하는 학교에서는 학운위에서 활동하고 싶어도 감히(?)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이미 교장의 측근이 내정돼 있어 들어가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자생단체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학급도우미라는 명칭으로 버젓이 학운위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렇게 구성된 학운위는 그 역할을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한다. 정해진 방침에 군말없이 따라주는 ‘예스맨’ 학운위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학부모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학운위가 학교의 감시기구이자 동반자로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투명한 학교 운영을 이끌어갈 때 학교는 발전하고 아이들은 행복해진다.

학교교육 정상화는 교육이론 전문가나 소수의 학부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간과할 수 없는 학교 교육에 대해, 그리고 아이들에게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교육운동의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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